당 '국감 보이콧' 유지 방침은 "巨野 끝을보자…정진석과 잘 맞다" 수용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야당 지도부를 향해 "당신들 같은 정도가 당 대표가 돼서 이끄는 그런 정당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하겠다는 게 짐작이 가더라"고 맹폭했다.

이정현 대표는 편파적 개회사 및 의사진행, '맨입' 발언 등 논란을 빚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투쟁 사흘차인 전날(28일) 늦은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한 20초 정도 통화했다"며 "그래놓고 그걸 또 바로 (단식 위로전화를 했다는 식으로) 언론플레이를 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같은날 추 대표는 이 대표에게 약 3분 전화통화에서 안부를 물으며 '국민을 바라보고 단식을 풀라'고 전달했다고 윤관석 더민주 수석대변인이 한 언론사에 전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국정감사 복귀 당부에 대해) 나보고 '국민에 굴복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했고, 자신의 단식을 '푸하하 코메디 개그'라고 노골적으로 비웃으며 '쇼'라고 규정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에 대한 분노도 감추지 않았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28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당원 1000여명이 집결해 정세균 의장 사퇴 촉구 결의대회를 가진 자리에서 돌연 '국정감사 복귀'를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의원총회 논의 결과 수용되지 않았고, 이에 대해 이 대표도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그는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겨냥해 "심지어 대선 후보라는 사람까지 나서서 조롱하는 걸 보면서, 소위 나이를 그만큼 먹고 정당 지도자를 한다는 사람들이 왜 그 정도밖에 안되는지"라고 꼬집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이 대표의 단식에 대해 "세계 어디에도 여당대표가 단식하는 경우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고 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결론적으로 "이런 사람들의 사과를 받고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그런 생각도 든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그분들에 대해서 그렇게 (맞대응)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당원 1000여명이 집결해 정세균 의장 사퇴 촉구 결의대회를 가진 자리에서 돌연 '국정감사 복귀'를 의원들에게 당부했지만 의원총회 논의 결과 수용되지 않았었다.

'이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홀로 단식하게 놔두고 국감에 참석할 수 없다'는 중론이 모였다. 의원들끼리 돌아가며 2~3일간 동조 단식을 실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참석 의원 70여명은 표결을 실시해 극소수를 제외한 모두가 이처럼 강경투쟁 노선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자신의 국감 복귀 당부가 반려된 것과 관련 "의총을 통해 보니까 이 문제의 본질과 근본을 알게 됐다"면서 "이것은 한번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고, 정세균씨나 더민주 같은 거야의 횡포가 이것으로 끝날 것 같지 않다는 걸 느꼈다. 끝을 보자"고 했다. 의원들의 총의를 확인함으로써 투쟁 명분을 얻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국감 보이콧 노선을 더욱 확실히 한 게 자신과 입장차를 나타낸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원내대표와는 여전히 호흡이 잘 맞다"고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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