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희 더민주 간사 "어려운 결단 내려주셔 감사"…비공개 요청엔 '버럭'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 국방위원회가 28일 새누리당 소속 김영우 국방위원장의 주재로 국정감사 공전 나흘 만에 개의했다.

'정치중립 위반' 논란을 빚은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의사일정 전면 거부에 들어간 여당 소속 위원장을 둔 상임위로선 첫 국감 개최다.

이날 국방위는 김영우 위원장을 제외한 여당 위원들이 모두 불참, 야당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당초 예정시각인 오전 10시보다 약 20분 늦게 개회됐다.

당론을 거스르고 국감을 진행하려는 김 위원장을 만류하는 여당 위원들과 야당 위원들이 국회 국방위원장실에서 30여분 대치한 끝에 이같은 결정이 났다.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29일 여당 소속 위원장으로서는 처음 상임위를 열고 국정감사를 진행했다./사진=미디어펜


이날 국감에서 김 위원장은 방위사업청 업무보고를 받기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오늘 새누리당 의원들은 참석하지 못했다. 야당 국방위원들께 양해말씀 드린다"며 "우리가 지난번 국방부와 합참 국정감사를 하지 못했는데, 국회가 정상화되면 현장 일정을 조정해서라도 국방부와 합참 국감을 했으면 한다"고 제안했고, 야당 위원들은 이를 수용했다.

앞서 국감 보이콧을 사실상 당론화한 새누리당이 불참하면서 지난 26일 국방부 국감과 27일 합동참모본부 국감이 열리지 못했었다.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간사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어려운 결단을 내려주신 김 위원장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저희 당이 아닌 국민을 위한 결정이다. 제가 초선의원이지만 국회의원이 무엇을 보고 정치해야하는지 일깨워주는 일"이라고 김 위원장을 추어올렸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위원들께서도 국방의 엄중한 현실을 감안해 조속히 국감에 합류해주시길 간곡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29일 새누리당 소속 위원장으로서는 처음 상임위를 열고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김 위원장과 야당 위원들만 국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김 위원장을 제외한 새누리당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사진=미디어펜


이철희 간사는 그러나 오전 10시43분쯤 김 위원장이 방사청 요청에 따른 비공개 업무보고를 요청하자, "왜 일방적으로 결정하느냐"며 이내 언성을 높이면서 국감장에 냉기류가 돌았다.

장명진 방사청장이 "사전협의가 되지 않았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하자 이 간사는 "비공개는 상임위에서 결정할 일이다.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 왜이렇게 일방적이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이 "오늘은 그런 절차를 밟지 못했지만 다음 국감에 보고 관련 규칙을 살펴보자"며 "오늘은 좀 비공개 회의로 전환한 뒤 논의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양해해달라"고 중재하면서 국방위는 비공개로 전환됐다.

한편 앞서 김 위원장은 국감 보이콧 이틀째인 27일 "국감 거부는 의회 민주주의에 반하는 처사"라며 당 방침에 반기를 들고 여당 상임위원장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감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당 지도부 등의 만류로 위원장실에 발이 묶여 국방부 국감이 무산됐다.

28일 "죽어도 당론에 따르지 못하겠다면 무소속 정치를 하는 게 옳다"는 같은당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개 경고'도 있었지만, 김 위원장은 이튿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국방에는 여야가 없다"며 국감 참석 의지를 재확인한 뒤 국방위 개회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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