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지호 기자] 내일(30일) 물류사업 분할 관련 재공시를 앞둔 삼성SDS가 어떤 내용을 내놓을지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삼성SDS의 공시 내용에 따라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9일 장에서 이런 기대를 반영하듯 삼성SDS를 비롯한 삼성그룹주의 주가는 요동쳤다. 삼성SDS는 9%나 급등했고 삼성전자(2.11%), 삼성생명(1.44%), 삼성전기(2.07%), 삼성엔지니어링(1.88%) 등 다른 삼성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모두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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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
삼성SDS는 지난 6월과 7월에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물류사업 분할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달 30일에 재공시를 예고했기 때문에 뭔가 변화나 진전된 사항이 있는지 관심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삼성SDS의 물류사업 분할이 이처럼 중요한 이유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의 시발점이 될 수 있어서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세 번째로 많은 지분(9.2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때문에 삼성SDS가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그룹의 핵심 계열사 삼성전자에 대한 이 부회장 지분율은 0.59%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강화를 위해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2대주주(지분율 4.22%)인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간접 지배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으로 지분율이 17.23%에 달한다. 이에 따라 삼성SDS의 물류산업을 분할, 삼성물산과 합병해 삼성물산에 힘을 실어주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거론된다.
삼성SDS에서 물류 BPO(업무처리아웃소싱) 사업을 삼성물산과 합병한 후 남은 IT서비스 부문은 어느 정도 독자적으로 생명력을 이어가다 추후 삼성전자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사업부문에 합병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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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
일각에서는 삼성SDS IT서비스 부문이 한동안 삼성물산이나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삼성전자 투자부문을 삼성물산과 합병하면 이 부회장 중심의 삼성그룹 개편이 마무리된다. 여기에 오는 11월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후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하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는 더욱 단순해진다.
삼성전자가 예정보다 한 달가량 먼저 자사주 매입 소각 프로그램을 완료한 것에 대해서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삼성SDS 분할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국회에서 최근 기업 분할시 자사주에 분할신주 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의 상법개정안 등이 발의되면서 삼성 측이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이 있다는 예상이다.
삼성그룹이나 삼성SDS 관계자 측은 “공시사항이라 할 수 있는 말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삼성SDS가 물류사업 분할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19일 장중 30만1500원에 달했던 주가가 현재 반토막 수준이어서 합병 효과를 크게 내기 어려운 만큼 주가를 당분간 더 끌어올린 다음에야 분할이 본격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물류사업 분할이야 기정사실화 된 것이지만 기업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삼성SDS의 합병은 급하지 않은 이슈”라며 “합병까지 2~3년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미디어펜=김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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