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한미약품의 내성 표적 폐암 신약 '올무티닙'(제품명 올리타정)이 시판 허가 4개월 만에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심사대에 오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전문가로 구성된 의약품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를 열어 올리타정와 중증 이상 반응의 인과관계를 판단하고 추가 안전조치 필요 여부를 논의한다고 3일 밝혔다.

식약처는 우선 후속 조치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식약처가 이미 지난달 30일 올무티닙의 신규 환자 처방을 중단하라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한 만큼 후속 조치로 판매허가 취소도 나올 수 있다는 의견이 업계에서 나온다. 지금까지 국산 신약 중에서 이상 반응으로 판매가 금지된 사례는 없었다.

이번에 식약처가 중앙약심을 여는 것은 올무티닙을 투약한 환자 중 독성 표피 괴사 용해(TEN) 2건, 스티븐스존슨증후군(SJS) 1건 등 중증 이상 반응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중 2명이 사망했는데 올무티닙으로 인한 사망은 독성 표피 괴사 용해 이상 반응 1명이다. 스티븐슨존슨증후군 환자는 질병의 진행에 따라 사망했다.

올무티닙 이상 반응 사망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건 식약처의 제품 판매허가 전인 4월이다.

식약처는 사망 등 심각한 부작용 발생 한 달 후인 5월에 올무티닙을 조건부 승인했다. 조건부 승인이란 환자들에게 신속한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전체 3상의 임상시험단계 중에서 임상 2상 단계의 자료만으로 우선 허가하는 방식이다. 시판 후 3상 임상 자료제출을 조건으로 한다.

이에 따라 식약처가 올무티닙에 따른 중증 이상 반응 발생을 알면서도 허가를 해줘 환자의 안전성을 우선하지 않음으로써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러나 식약처는 지난 4월 보고된 사망사례를 충분히 검토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승인했다는 입장이다.

중증 이상 반응의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았고, 특히 신약의 임상적 효과가 위험보다 더 크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안만호 식약처 대변인은 "부작용 발생을 인지하고 충분히 검토해 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당시 한미약품이 제출한 자료에는 사망사례와 약의 연관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돼 있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역시 부작용 자체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손지웅 연구개발(R&D) 총괄 부사장은 "해당 이상 반응의 경우 이미 허가된 약제에서도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이라며 "특히 신약 개발 과정에서 사망 등의 이상 반응이 발생해도 개발을 중단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환자들에게 주는 치료 이득을 더 높이 평가하기 때문에 이상 반응이 있더라도 승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올무티닙은 한미약품이 지난해 7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했다가 최근 개발이 중단된 내성 표적 폐암 신약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모든 개발 권한을 포기하고 임상적 권리를 한미약품에 넘겨줬다.

한미약품은 갑작스러운 기술수출 계약 해지, 중증 이상 반응 발생 등으로 올무티닙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은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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