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정단비 기자] 지난 28일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법인카드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더치페이 증가 등으로 정액제로 운영 중인 카드사들의 밴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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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8일 일명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법인카드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더치페이 증가 등으로 정액제로 운영 중인 카드사들의 밴수수료 부담이 증가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가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김영란법 시행 직후 수,목요일(9/28~29)과 4주 전 같은 요일(8/31~9/1)간 '법인카드 이용액' 비교 결과, 요식업종은 8.9%, 주점업종은 9.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카드 이용건수' 역시 줄어들고 있다. 법 시행 직후 수,목요일(9/28~29)과 4주 전 같은 기간(8/31~9/1) 비교 시 요식업종은 1.7% 감소, 주점업종은 보다 큰 6.1% 감소폭을 보였다. '개인카드 이용건수' 증감률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낸다.
'개인카드 이용건수'는 법 시행 1주 전과 비교했을 때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BC카드는 요식업종(0.3%), 주점업종(2.1%)에서의 '개인카드 이용건수'가 모두 늘어난 것으로 봤을 때 법이 발효되기 직전 주까지는 점심저녁 개인카드를 덜 쓰던 고객이 법 시행 후 자신이 먹은 건 본인 카드로 결제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법인카드 결제 건당 이용액'의 경우 법 시행 4주 전과 비교 시 요식업종은 7.3%, 주점업종은 3.3% 각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법인카드로 1회 결제할때마다 지불하는 밥값 혹은 술값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인데 이는 금액 상한선을 제시하는 김영란법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나는 것으로 BC카드는 분석했다.
이처럼 김영란법 시행 이후 법인카드 사용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개인카드 이용건수는 증가하는 등 결제건수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이같이 결제건수가 증가할 경우 밴수수료를 정액제로 지불하는 카드사는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것.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소액결제가 늘어나면 특히 정액제로 밴수수료를 부담하는 카드사들은 수수료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김영란법이 시행됨에 따라 한번 결제할 금액을 나눠 결제해 결제금액이 줄어들고, 그만큼 결제건수가 늘어나면 밴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드사는 카드 결제승인, 전표매입 등 카드 결제와 관련된 업무를 대행해주는 밴사에 밴수수료를 지불하며 정액제나 정률제 형태로 밴수수료를 부담한다.
예를 들어 정률제는 카드사에 지불하는 수수료율이 2%, 가맹점 수수료가 2%라고 가정했을때 1000원 결제시 20원을 카드사가 받고 그중에 2%인 0.4원을 지불, 100만원 결제시 2만원 중 400원을 밴수수료로 내는 구조다. 마찬가지로 정액제는 가맹점 수수료가 2%, 밴수수료가 100원이라고 했을시 1000원을 결제해도 100만원을 결제해도 카드사는 결제금액의 2%의 가맹점 수수료에서 100원을 밴수수료로 내야한다.
따라서 소액화가 될수록 정액제로 운영하는 카드사들은 손해를 보는 구조이며 최근 카드의 소액결제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실제 여신금융협회에서 내놓은 8월 카드승인실적분석에 의하면 공과금을 제외한 개인카드와 법인카드의 평균결제금액은 각각 3만3982원, 10만4536원으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5.9%, 6.8% 하락하는 등 소액화가 지속화되는 추세다.
이에 카드사들에서도 소액화 추세로 인한 밴수수료 부담 등에 따라 정률제로 전환하는 추세다.
현재 신한카드, 국민카드, 현대카드는 정률제로 전환했으며 BC카드와 우리카드는 정률제와 정액제를 혼용, 하나카드는 협상을 진행 중인 일부 가맹점을 제외하면 정률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외에 삼성카드와 롯데카드는 정액제를 도입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영란법으로 인한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러가지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얼마 안 된만큼 그에 따른 영향은 조금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정액제로 한다고 해도 최근에는 소액화 추세 등을 반영해 구간별로 차등화를 두기도 하며 김영란법으로 인해 법인카드뿐 아니라 카드사용이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는 등 변수가 많아 단정짓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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