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6일 8개 광역시도교육청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가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 증인채택을 강행하려는 야권과 새누리당의 격렬한 대립으로 1시간여 파행한 뒤에야 시작됐다. 

도중엔 그간 여야 3당 간사가 논의하고도 결론내지 못한 총 19명의 일반증인·참고인 채택여부 '표결 처리'를 위한 전체회의를 유성엽 교문위원장(국민의당)이 국감을 중지 후 단독 개회하자, 여당 의원들은 정회 요청을 거듭했다가 묵살당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과 똑같다"는 비난과 함께 20여분간 집단 퇴장으로 항의하기도 했다.

19명의 증인·참고인 중 첫번째 안건으로 올린 오현득 국기원장 증인채택의 건을 여당 측이 즉각 안건조정위에 회부하면서 파행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유성엽 위원장은 전체회의를 정회하고 간사단 협의를 진행하게끔 한 뒤 국감을 재개했다.

이날 국감 실시에 앞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이달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종합감사 관련 증인채택 시한(1주일 전)이 당일이므로 최순실씨와 차은택 광고감독은 반드시 일반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출석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염동열 새누리당 간사는 "미르·K스포츠재단 문제는 오늘부터 검찰 조사를 받고 있고, 증인채택 협의 과정에서도 야당에서도 일부 반대한 게 있다"며 "야당 간사와 한번 더 조정해보고, 완전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선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하겠다"고 간사단 추가 협의를 요청했다.

   
▲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이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 중지를 갑자기 선포하고 전체회의를 열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원장석 앞으로 나와 야당 간사들, 유 위원장과 입씨름을 벌였다./사진=미디어펜


그럼에도 송기섭 국민의당 간사가 총 19명의 증인·참고인에 대해 "물론 각당의 정치적 입장 때문에 미르·K재단 관련해선 반대하는 증인이 있지만 3당 모두 이견이 없는 증인도 있다"며 "어쩔 수 없이 한분 한분 안건으로 올려 (표결) 처리를 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밀어붙였다.

이에 유성엽 위원장이 "국감을 서울러 원만하게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건 표결로 결론내야 한다"고 야권 주장에 동조하자, 염동열 간사가 "한분한분 (회의에서) 거론하며 증인채택을 한다고 하면 지금까지 7~8차례 만난 3당 간사 협의가 뭐가 되느냐"며 "국회법 상임위 절차에 따라 안건조정심의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막아섰다.

그러나 유 위원장이 "결론내겠다"며 국감 중지를 선포하고 일반증인 출석 요구를 위한 전체회의 개회를 단독 결정하자, 염 간사를 비롯한 여당 의원들은 위원장석 앞으로 나와 간사단 협의를 위한 정회를 요청하며 항의했다. 

그럼에도 유 위원장이 아랑곳 않고 안건 상정 절차를 밟는 도중 새누리당측에서 오현득 국기원장 증인채택의 건에 대한 안건조정심의를 신청했다.

이 과정에서 이장우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간사들과 상의도 안 하고 (전체회의를 여는 건) 위원장이 말도 안 된다"며 "어떻게 (정세균) 의장하고 똑같이 해. 회의를 좀 똑바로, 민주적으로 하세요"하고 유 위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

야당 의원들이 야유를 보내자 "조용히좀 하시라. 지금 부당한 걸 얘기하고 있다"고 맞받은 그는 안민석 더민주 의원이 "근본이 없는 것 같애"라고 비아냥대자 "뭐라구요?"라고 쏘아붙였고, 안 의원은 "화내지 마시라"고 고쳐말했다. 염 간사를 제외한 여당 의원들은 이내 모두 퇴장했다.

   
▲ 6일 오전 약 1시간17분 늦게 시작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8개 광역시도교육청 대상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9월2일 출판기념회 관련 비판이 집중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이후 염 간사는 "간사들 협의에 여태 20시간 이상을 소요했다고 본다. 마지막 정회시간이라도 달라, 그런 시간이라도 먼저 주는게 정치적 도리고 협상"이라고 정회를 거듭 요청했다.

도 간사가 "안건조정에 따른 대체토론을 하게 돼있는데 바로 하면 된다. 오현득이 채택할 사람인지 협의하면 되고 또 최순실도 하면 된다"며 표결 강행을 촉구하고, 안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여당이 이렇게 집단 퇴장을 밥먹듯이 하는 건 해방이래 이런 사실이 있느냐"며 "위원장을 향해 고성 지르는 의원은 직권으로 퇴장명령을 내리라. 그러지 않으면 저희가 위원장을 거부한다"고 여당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유 위원장이 오전 11시22분쯤 전체회의와 국감 정회를 선포한 뒤 비어있던 회의장에 11시43분쯤 야당 의원들이 다시 입장하면서 오전 11시43분쯤 국감이 재개됐다. 1분여 뒤 여당 의원들도 자리로 돌아와 국감에 착수했다.

이날 교문위 국감은 각 지방교육청별 업무보고도 서면으로 대체한 뒤 신속하게 진행될 뻔 했으나 오전 10시26분 도 간사의 의사진행발언을 시작으로 파행이 1시간17분간 지속된 뒤에야 시작됐다.

   
▲ 국민의당 소속 유성엽 위원장이 6일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국정감사 중지를 갑자기 선포하고 전체회의를 열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위원장석 앞으로 나와 야당 간사들, 유 위원장과 입씨름을 벌였다./사진=미디어펜


국감 재개 후 총 4명의 의원이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 조승래 더민주 의원, 새누리당 한선교·전희경 의원 순으로 질의를 마쳤다.

여당 의원들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을 집중 겨냥해 현직 선출직 공무원으로서의 출판기념회 개최 행보, 총 13만원에 달하는 5종의 판매 도서, 각급 학교 교장·교감을 비롯한 교육공무원들에게 '1인칭 시점'에서 보낸 출판기념회 홍보문자 등을 들어 청렴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조 교육감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혁신학교'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비율이 전체 학교보다 높다는 점, 조현우 전 교육청 비서실장과 김형남 감사관 등 측근 비리와 인사 문제에 관한 추궁과 관련 자료제출 요구도 줄을 이었다.

한편 교문위 국감은 이날 오후 2시30분 속개될 예정이었으나, 당일 오후 4시까지 마무리해야하는 문체부 종합감사 증인채택 관련 여야 간사단 협의가 난항을 빚으면서 1시간 넘게 지연됐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유 위원장은 오후 3시33분쯤  국감이 아닌 전체회의를 속개 후 증인채택 관련 논의를 재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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