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兆 복지예산 일부 전용"…대통령, 피와 땀 국민에 요구를
핵방호 민방위 훈련도 조속 도입해야…안보불감증 치료 계기
2016년 말 대한민국은 존망의 위기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대통령이 준(準)국가비상상태를 주문했지만, 정치권은 초당적 대처에 관심 없고 국민은 각자도생(各自圖生)에 바쁘다. 외려 국제사회가 천하태평 한국을 걱정해준다. 그래도 누군가 성찰과 모색은 해야 한다. 지금의 국가리더십 실종 상황을 개선하고 국론 집결을 위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걸 위해 미디어펜은 연속칼럼 3회를 통해‘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을 제시한다. 비상조치 6개항은 북핵 위기 극복을 넘어 국가혁신의 차원이기도 한데, 칼럼 당 2개항을 제시하려 한다. 순서는 1)박근혜 독트린 국제사회 선언, 2)국회 내 북핵대응 특위 구성, 3)국방비 획기적 증액을 위한 복지예산 전용, 4) 핵 방호 민방위훈련 실시, 5)'내부의 적' 통진당 잔존세력 소탕, 6)통준위의 재구성 등이다. [편집자]

[연속칼럼 ②]-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

   
▲ 조우석 주필
연속칼럼 첫 회를 읽은 독자 한 분이 이런 견해를 보내왔다. "북핵 대처의 큰 원칙을 천명하는 박근혜 독트린 선언은 굿 아이디어인데, 국제사회에 북핵 압박을 위해 시한을 1년 동안이나 주는 건 좀 한가하지 않을까? 올해 말까지 못을 박아도 시원찮을 판인데…."

100프로 공감한다. 사안 자체가 그만큼 화급하다는 생각은 같은데, 1년 시한은 견해의 하나다. 다만 독트린 천명 이후 1년 동안 국제사회 움직임을 멍 때리며 지켜본다는 게 아니고, 우리의 몫을 미리 처리한다는 걸 전제로 했다. 우리 몫이란 포괄적으로‘생존과 국가보위를 독자적 자구책’을 말한다. 그 안에 NPT 탈퇴와, 핵무장을 포함한 다양한 옵션이 포함된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천문학적 비용을 어떻게 조달할까? 그래서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의 셋째 안에 국방예산의 혁명적 증액 문제를 넣었다. 북 선제타격을 위한 킬체인과 한국형 미사일방어망(KAMD 구축을 2년 앞당겨 3023년 완성한다고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엊그제 국회에서 답했고, 원자력잠수함 개발 얘기도 분분한 게 지금이다.

결국은 국방예산 문제로 돌아오는데, 한달 전 당정은 내년 국방예산을 전체 예산의 평균증가율보다 늘려 잡자는데 합의했다. 그런 고식적 대응으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 획기적이고 혁명적 수준의 증액만이 답인데, 역시 국정 최고책임자의 돌파의지가 관건이다.

일테면 북핵 위기가 해소될 때까지 혹은 향후 5~10년 국방비를 획기적으로 증액 편성한다는 걸 국민적 합의로 채택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과연 어떻게? 이 대목 발상전환이 필수인데, 복지예산에서 일정액을 빼내 국방비로 전용(轉用)하자는 제안을 검토할만하다. 지금 상황이야말로 이런 파격 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이 위기에서 국민들에게 피와 땀과 눈물을 요구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망국적 복지예산이 주는 달콤함에서 벗어나, 국가수호를 위한 비상책을 호소하는 방식이다. 사실 눈덩이처럼 커지는 복지예산은 내년 130조 원을 돌파해 전체 예산의 3분의 1을 차지할 전망이다.

규모가 큰데다가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인데, 반면 국방예산은 40조 원 내외다. 복지 예산의 30%가 채 안 되는 규모다. 국가가 있어야 복지도 가능하다는 논리로 허리띠를 졸라매자며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절박한 명제는 이 때문에 나온다.

우리는 안다. 지금 풍토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표를 계산해야 하는 정치인 중에서 이런 문제에 용기있게 나설 사람은 한 명도 없다. 하지만 상황에 걸맞는 비상한 대응이 필수다. 국방예산이 40조 원이라고 하지만, 무기구입을 포함한 전력증강비로는 10여조 원밖에 쓰지 못하는 구조를 국민들에게 잘 설득해야 한다. 장교-사병의 인건비(국방예산의 25% 내외)와 함께 시설유지비 등 고정비용의 압박이 그만큼 크다.

따라서 복지예산 130조 원에서 30조 원만 떼어내도 한 해 전력증강비를 두세 배 늘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세계 평균에 비해 높지 않다. 대한민국의 안보환경은 세계최대 군사밀집 지역이지만 국방비는 주요 분쟁국과 대치국에 비해 기이할 정도로 낮다.

   
▲ 복지예산 130조 원에서 30조 원만 떼어내도 한 해 전력증강비를 두세 배 늘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방예산은 세계 평균에 비해 높지 않다. 대한민국의 안보환경은 세계최대 군사밀집 지역이지만 국방비는 주요 분쟁국과 대치국에 비해 기이할 정도로 낮다. /사진=연합뉴스

   
▲ 국방부 자료

지난해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국방비 수준은 국내총생산 (GDP) 대비 2.4%로 세계 평균인 2.11%보다는 높다. 단 미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주요 분쟁국 또는 대치국 평균인 3.69%보다는 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이 모두가 주적(主敵)개념이 흔들리고 평화의 신기루에 휘둘려온 상황을 반영한다.

이런 풍토에서 국방예산의 혁명적 증액은 충분히 더 검토되어야 하는데, 1972년 유신 전후 취해진 방위성금과 방위세 신설의 전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방위프로젝트를 위해 방위성금을 모았고(1974년), 월남 패망 직후인 이듬해 방위세를 도입하는 선제적 조치를 취했음을 떠올려 보라.

넷째 ‘북핵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조치 6개항’의 네째 안은 매뉴얼도, 의지도 없이 방치돼온 핵 방호 민방위훈련 실시다. 적이 핵무장을 한 채 핵을 쏘겠다고 협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핵도 없고 방어망도 아직 갖추지 못한 한국은 무슨 생각으로 대피 훈련조차 하지 않는가?

국가적 자살을 하기로 결심한 것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는 게 지금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북한과 김정은의 핵위협을 강조하지만, 그걸 구체화하고 국민교육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 민방위 훈련에서 핵폭탄이 떨어질 때의 상황에 대비한 훈련 병행을 포함한 핵 방호 민방위훈련 실시를 당장 검토해야 옳다. 

그래야 넋빠진 국민들도 정신을 차리고 사드 배치 반대 같은 국가자살적 행동을 삼가는 계기가 마련된다. 종북세력이나 일부 야당이 들고 일어날지 모르지만,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다. 국민안전처 홈페이지에 실린 아래 국민행동요령에도 화생방 공격 대비책만 있지 정작 급한 핵공격 대비책은 빠져 있는데 이런 비현실적 상황을 타개하는 게 핵 방호 민방위훈련이다.

참고로 스위스의 경우 30만 개 핵 대피소가 있고,  지난 수십 년간 핵 방호 민방위훈련를 하고 있다. 반면 세계에서 유일하게 핵 공격을 받을 수 있는 나라 한국만이 천하태평이라는 건 용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시에 핵 방호 훈련은 핵 공격에 대응하는 네 개 시스템의 하나로 그만큼 중요하다.

핵 방어(사드 등), 선제공격(킬 체인 등), 응징(핵+재래식 무기) 등 적극적 대응책과 함께 위험에 대량 노출된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선의 카드라서 핵 방호 훈련을 등한시하는 건 국가의 의무를 저버리는 결과다. 민방위와는 차원이 다르게 대피소 마련 등에는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데, 이마저 선택의 여지가 없다. 훈련은 시민교육 차원에서도 좋다.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는 낫다"는 사이비 평화 타령에 빠진 대한민국 국민에게 계몽효과가 크다. /조우석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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