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삼성전자 매출채권이 위조돼 대출 사기에 사용된 정황을 잡고 수사에 나섰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김범기)는 최근 무자본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수십억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디지텍시스템스 전직 임원 남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검찰 등에 따르면 이들은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터치스크린을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 전직 임원으로 빌린 돈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최소 수십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횡령 혐의와 별도로 이들이 삼성전자의 매출채권 등을 위조해 한국씨티은행으로부터 1,700만 달러(약 180억원)를 허위로 대출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확인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납품업체인 디지텍시스템스는 지난해 초부터 삼성전자 중국 현지법인 2곳에 모바일용 터치패널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해외 매출채권을 담보로 씨티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이 대출 과정에서 수출 관련 서류 등을 위조해 매출 규모를 부풀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디지텍시스템즈는 씨티은행 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은행에서도 1,000억원대의 대출을 더 받은 것으로 알려져 사기 대출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씨티은행은 디지텍시스템스의 매출채권 위조 정황을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