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정부 채무 443.1조원 보다 764~775.3조원이나 많아 국가부채관리 발등에 불
저성장 기조 하에서 세수 부족과 복지지출 증가 등 우리나라의 장기 재정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투명하고 엄밀한 국가부채 산정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 국가부채를 재구성하면 2012년‘일반정부 채무’(국가채무)는 443.1조원으로 집계된다. 여기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 합산 시 중복분에 해당하는 지방정부의 대중앙정부채무(약 9.2조원)를 차감한 것이다. 443.1조 원의 일반정부 채무는 2012년 명목GDP의 34.8%에 해당하는 미미한 수준이다.
일반정부 채무에 중앙 비영리공공기관 및 공기업(중앙비금융공기업+중앙금융공기업+지방공기업)의 부채를 단순 합산한 ‘국가부채’총괄치는 일반정부 채무 대비 764~775.3조 원만큼 증가한 1,207.1~1,218.4조원으로 늘어난다. 지방정부 채무에 직영기업이 발행하는 지방채가 이미 포함(공기업특별회계)되어 있어 지방공기업 부채와의 일부 중복 부분 제거를 위해 직영기업의 부채 또는 지방정부의 공기업특별회계 채무액을 차감했다.
일반정부 채무에 중앙 비영리공공기관 및 중앙·지방공기업의 부채를 단순 합산한 ‘국가부채’총괄 산정치는 당해 연도 GDP의 94.9~95.7%에 이른다. 이는 2012년 GDP 대비 일반정부 채무 비중(34.8%)의 2.5배를 초과한다.
정부 간 채무 비교하면 중앙정부 채무는 지방정부 채무의 15.7배에 달한다. 공기업 간 부채를 비교하면 중앙공기업 부채는 지방공기업 부채의 9.2배에 이른다.
다음은 공공부문 간 부채를 비교해보자. 중앙공공부문 부채는 지방공공부문 부채의 12.5~14.3배로 높았다. 국가부채에 연금충당 부채 및 미적립 부채까지 고려한 ‘광의의 국가부채’ 총괄 산정치는 앞선 우리나라 ‘국가부채’ 산정치의 약 1.4배나 된다. 국가부채에 연금충당 부채(공무원연금+국민연금)를 단순 합계할 시, 광의의 국가부채 총괄치는 1,674.5~1,685.8조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2년 명목GDP의 131.6~132.5%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여기에 미적립 부채(사학연금+국민연금)까지 추가 감안하면 광의의 국가부채 총괄액은 2,124.1~2,135.4조 원의 막대한 규모로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이는 2012년 명목GDP의 166.9~167.8%까지 치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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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국가부채가 금융공기업과 비금융기업의 부채까지 합산할 경우 최대 1218조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일반정부 부채보다 최대 775조원이상 많은 규모여서 국가부채 관리가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공기업개혁감시본부 발대식을 갖고 코레일 등 공기업들의 강도높은 개혁을 촉구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
공공부문의 부채를 포함하는 국가부채의 규모를 엄밀하게 산출할 필요성 있다. 정부로부터 상당한 재정지원 또는 정부보증을 받는 금융공기업의 부채도 공공부문 부채에 포함되어 사실상의 국가부채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 국민연금의 지급보장에 대한 현행 법적 근거가 충분치 않지만 국민연금의 암묵적 부채는 결국 국가가 책임질 수밖에 없다. 이를 국가채무 부담으로 봐야 한다.
국가부채의 급속한 증가로 인해 국채나 차입금 등에 따른 이자비용이 증가하여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8%)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의 GDP 대비 ‘중앙정부’ 총채무액 비중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차입금은 감소했지만 국채가 크게 증가했다. 2005~2012년 동안 국세수입 증가율은 연평균 6.9%이나 동 기간 국가채무이자비용은 이보다 높은 9.8%로 증가하여 국가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해외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의 공공부문을 포함한 일반정부 부채 규모가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공기업 부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GDP 대비 공기업의 부채비율은 50%가 넘어 비교 가능한 대상국 중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해외 국가에 비해 빠르게 고령화되어가고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로 볼 때 공적연금 충당부채와 미적립 부채에 대한 국가 부담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공기업 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 해외 국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장기 재정건전성 제고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해야 한다. 경기침체에 따른 세수부족, 포퓰리즘적 복지지출의 증가 등 국가 재정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재정준칙(Fiscal Rule)을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정부지출을 통해 재정건전화를 꾀할 수 있도록 지출준칙과 채무준칙에 대한 헌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김영신 한국경제연구원 공공정책실 부연구위원, 허원제 한경연 공공정책실 연구위원
(이 글은 한국경제연구원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