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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응 경총 전무 |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부담한 사회보험비용이 약 98조 원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4대 사회보험이 장기요양보험까지 더해지면서 이제 5대 사회보험이 되었다. 작년 한 해 국민들이 부담한 5대 사회보험비용은 총 98조에 달했다. 사회보험별로는 건강보험이 44조3298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국민연금 35조7980억 원, 고용보험 8조5474억 원, 산재보험 6조658억 원, 장기요양보험 2조8833억 원의 순서다.
물론 이러한 숫자가 선진국보다는 작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사회보험비용에 대한 국민부담 증가가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사회보험비용은 연평균 8.8%씩 증가해, 41조8245억 원 수준이었던 2005년 대비 2.3배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같은 기간 5.4%씩 증가한 명목 GDP 성장률을 3.4%p 상회하면서, 사회보험비용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5년 4.5%에서 2015년 6.3%까지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세는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속한다. OECD 통계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4년 동안 우리나라의 GDP 대비 사회보험비용은 38.5% 증가했다. 이는 OECD 34개 회원국 중 두 번째이며 동 기간 OECD 평균 증가율 6.3%의 6배 이상 높은 수치다.
유례없는 고령화 속도가 사회보험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
급격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진료비 지출 증가 등이 사회보험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원인이었다.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은 노인진료비 증가, 보장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45조 원을 넘어섰고, 2008년부터는 노인성 질환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신설·확대되면서 추가적인 사회보험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한편 시장현실과 도입취지와는 동떨어진 제도운영, 사회보험 적용 대상 확대 등도 부담 증가의 또 다른 요인이었다.
10년 후 사회보험비용 국민부담 227조 원에 달할 것
앞으로의 국민부담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향후 건강보험,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사회보험비용은 더욱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노인진료비 등 급여지 지출 증가가 매년 보험료율 인상으로 이어져 왔으며, 국민연금은 연금수급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인해 향후 기금고갈 위험과 보험료율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10년 후인 2025년 우리나라 5대 사회보험의 총 국민부담액은 227조64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회보험별로는 건강보험 116조897억 원, 국민연금 69조1393억 원, 고용보험 23조1279억 원, 산재보험 11조5624억 원, 장기요양보험 7조1451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우리나라 명목 GDP에서 차지하는 사회보험비용 비중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해 10년 후에는 8.6%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지출 효율화, 합리적 제도운영 등 제도 정비 시급
적정 수준의 사회보험제도는 국민의 복지증진을 위해 필요하지만, 경제적 여건을 웃도는 사회보험비용은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급격한 사회보험비용의 증가는 가계의 소비여력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노동비용을 증가시켜 투자와 고용에도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장기 저성장이 우려되는 경제상황을 감안하면 사회보험비용 증가에 대한 종합적 관리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속가능한 사회보험제도 운영을 위해서는 우선 현재 시행되고 있는 사회보험별 지출구조의 효율화가 필요하다. 건강보험료 부과의 형평성 제고, 인기영합적 연금기금 활용 자제 등 사회보험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리고 경제주체의 비용부담여력, 국가재정부담을 고려한 합리적 운영원칙을 정립하고, 정부는 재정적 책임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성장 동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의 적정 사회보장 수준을 설정하여 사회보험비용의 완급조절을 도모해야 한다.
[참고] 우리나라 사회보험제도 개요
사회보험은 소득상실·질병·실업·산업재해 등 국민에게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보험방식으로 대처하는 사회보장시스템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재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 등 5개 제도가 도입되어 있다. 1964년 산재보험부터 1995년 고용보험까지 불과 31년만에 4대보험을 정착하여 독일(105년), 프랑스(63년), 미국(60년) 등에 비해 단기간에 사회보험체계를 구축하였다. 현행 사회보험비용은 개별 부과기준에 따라 기업, 근로자, 지역가입자, 자발적 가입자 등이 부담하고 있다. /이동응 경총 전무
[이동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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