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환율 문제와 관련한 '관찰대상국'에 계속 포함시켰다.
미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이 여전히 상당한 규모의 무역흑자를 내고 있고,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지나치게 크다는 게 미국측에서 제시한 근거다.
미국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공개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환율정책 보고서'에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 상반기에 GDP의 8.3%로 주요20개국(G20) 중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이는 지난해 상반기의 7.9%보다도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한국이 "지난 6월까지 1년간 미국에 대한 상품수출로 거둔 누적 흑자가 300억 달러였다"고 먼저 언급한 뒤, 서비스를 포함한 전체 무역에서 한국이 같은 기간에 낸 흑자액이 그보다 적은 210억 달러였다고 언급했다.
보고서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원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6.5% 상승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보고서를 인용해 실질실효환율 기준 원화 가치가 경제 기초여건에 따른 적정 수준보다 4∼12%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 4월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때 '관찰대상국'이라는 범주를 새로 만들었다.
미국을 상대로 상당한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유지하고, 해당국 GDP 대비 3% 이상인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면서, 해당국 통화가치의 상승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일방적이고 반복적인 개입을 하는 3가지 기준을 새로 도입해 이런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나라를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해 압력을 가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4월 보고서에서 한국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흑자 규모라는 두 가지 조건에 맞아들어가면서 '관찰대상국'에 지정됐다.
미국은 당시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대만, 독일을 같은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했고, '심층분석대상국'으로 지정한 나라는 없었다.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 재무부는 "한국 당국에 외환시장 개입을 무질서한 금융시장 환경에서만 실시하도록 촉구해 왔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활동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도록 권장하는 것은 물론, 건전한 재정정책 수단의 사용을 포함한 내수 진작 수단을 추가로 사용하도록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재무부는 기존의 5개 '관찰대상국' 외에 스위스를 새로 관찰대상국으로 지목했다.
재무부는 스위스가 새로 '주요 교역대상국'으로 포함되면서 이번 환율보고서 작성 대상이 됐으며, 대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와 지속적이고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이라는 두 가지 조건 때문에 '관찰대상국'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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