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자구노력 1차 마무리…세대교체 통한 위기 정면 돌파
현대중공업그룹이 ‘권오갑-강환구’ 투톱체제로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 2년간 이어온 구조조정 자구노력을 1차로 마무리하고,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창사 후 직면한 최대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왼쪽)과 강환구 현대중공업 신임 대표이사 사장(오른쪽)/현대중공업


18일 현대중공업그룹에 따르면, 전날 권오갑 대표이사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사장단 및 사업대표를 교체했다.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 강환구 사장이 현대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겨 권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다.

신임 강환구 현재중공업 사장은 1955년생으로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설계와 생산, 기획 등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14년 10월부터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해왔다.

강 사장은 현대중공업의 생산과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 경영에 전념하고, 권 부회장은 급변하는 대외 경영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재편,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기획실장으로서의 역할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라고 그룹 측은 밝혔다.

최길선 회장은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회장직만 유지한다. 다만, 회장으로서 조선 3사 및 조선-해양 분야의 정상화를 위한 역할에 집중할 방침이다.

   
▲ 현대중공업그룹이 ‘권오갑-강환구’ 투톱체제로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지난 2년간 이어온 구조조정 자구노력을 1차로 마무리하고, 경영진 세대교체를 통해 창사 후 직면한 최대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한 것은 창사 후 최대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길선-권오갑’ 체제에서 진행돼 온 1차 구조조정 자구노력을 마무리 짓고, ‘세대교체’를 통해 현재의 위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타개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4년 2분기 1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자 비상경영체제에 돌입, 경영진을 대거 교체했다. 당시 퇴직했던 최 회장을 ‘비상경영 구원투수’로 투입해 고강도 자구노력에 들어갔다.

비슷한 시기에 등판한 권 부회장은 2014년 경영 위기에 빠진 현대중공업의 대표이사를 맡아 성과 위주 연봉제 도입과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의 구조 조정 작업을 주도해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에 새롭게 구축된 ‘권오갑-강환구’ 투톱 체제에서 분사를 통한 사업재편 마무리와 현재의 일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내 대표적 ‘영업통’으로 꼽히는 가삼현 현대중공업 선박해양영업본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당면한 일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영업을 경영의 최우선가치로 삼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비주력사업 부문 분사 등 그룹 차원의 사업재편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은 분사가 추진되고 있는 그린에너지 부문과 로봇사업 부문에 각각 김성락 전무와 윤중근 전무를 내정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일감 부족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사장단과 사업대표 체제를 갖추는 인사를 조기에 단행함으로써 내년 사업계획 실천 및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길선, 권오갑 두 대표이사 체제에서 수행해온 자구계획을 일단 마무리하고 세대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진 체제로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