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서 미르재단·K스포츠까지 조선이 선동…좌파언론과 삼두마차
   
▲ 박한명 미디어펜 논설주간
연일 주요신문사 인터넷판은 최순실이라는 한 민간인 관련 기사로 뒤덮여 있다. 지난 22일 한겨레신문은 최씨 한마디에 청와대가 대한항공 인사까지 개입했다는 기사, 경향신문은 최씨가 강남에 까페를 운영하면서 정관계자를 만났다는 기사다. 중앙일보에는 서울 곳곳에 해시태그를 단 '나와라 최순실' 현수막이 걸렸다는 기사가 톱기사로 올라왔다.

현수막을 건 주최는 소위 진보정당 창당 모임인 '민중의 꿈'이라고 한다. 재벌 삼성이 만든 언론사 중앙일보가 '민중의 꿈'이라는 흔한 말로 듣도 보도 못한 진보정당의 속보이는 짓거리를 톱기사로 걸만큼까지 왔다. 중앙의 정체성이 어느 선까지 기울어졌는지 잘 알려주는 기사다.

경향과 한겨레 기사 속 취재원은 익명이었다. 요컨대 익숙한 '카더라'식 기사다. 얼마 전 청와대 익명의 관계자가 나서서 "부패기득권세력"이라 일갈할 땐, 비겁한 익명이라고 비난하던 언론들의 청와대 공격 기사엔 시도 때도 없이 익명이 등장한다. 참 편리한 방식이다.
 
재미있는 것은 조선일보다. 좌파언론이 최순실 모녀에 '열폭'할 동안 조선일보는 사설을 이렇게 쓴다. '우병우에게 보고될 최순실 수사' 미르니 K스포츠니 하는 것들은 원래 조선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우병우 의혹 건으로 헛발질만 실컷 한 조선이 송희영 건으로 발목이 잡히자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이걸 덥석 받아 문 것이다.

좌파언론의 표현을 빌자면 조선일보가 남긴 까치밥이요, 조선이 사냥해 채 먹지도 못하고 남긴 고깃덩어리다. 비쩍 마른 하이애나 떼가 달려들어 열심히 뜯어 먹는 모습을 요새 우리는 목하 구경 중이다. 

다만 최순실 모녀의 갑질이나 학점 SNS 논란과 같은 국민정서를 건드리는 민감한 떡밥만 가득하다. 그걸로 우병우에 이은 인민재판이 한창 중인데, 조선일보는 이 와중에 최순실 수사도 우병우에 보고될 게 아니냐는 사설을 썼다.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고 처벌할 수 있겠느냐는 의미일 것이다.
 
   
▲ 연일 주요신문사 인터넷판은 최순실이라는 한 민간인 관련 기사로 뒤덮여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우병우에게 보고될 최순실 수사' 미르니 K스포츠니 하는 것들은 원래 조선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사진=SBS 방송 캡처

좌파언론과 '정권타도' 삼두마차 끄는 조선일보

안 그래도 박근혜 정권은 소위 한경조(한겨레 경향 조선) 트리플이 주도하는 언론으로부터 대책 없이 얻어맞고 있다. 티끌만한 의혹도 태산처럼 과대포장 돼서 실제 이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뒤집어쓰고 있다. 조선일보의 혁혁한 공 덕분으로 대통령 지지율도 바닥을 치고 있다. 의혹제조기가 된 언론이 날이면 날마다 대통령과 청와대를 때리고 공격하면서 여론도 좋지 않다.

청와대 움직임이 조금만 있어도 물어뜯으려는 좀비 같은 언론이 감시 중인데 명백한 불법이 있는데도 덮을 수 있다고 보는 건 지나친 생각이다. 청와대에 우병우가 아니라 우병우 할아버지가 있어도 불법을 무죄로 만들 수는 없다.

수사해서 불법이 있으면 처벌할 일을 굳이 우 수석을 끌고 와 '우병우에게 보고될 최순실 수사'라는 사설을 쓴 건 오히려 조선일보가 먼저 약을 쳐두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사실관계가 별 것 아닌 것으로 드러날 때를 대비해 이런 사설을 남겨두어 ‘그럴 줄 알았다’며 대통령과 우 수석에게 책임을 덮어씌우려는 의도 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징조가 벌써 보인다. 미르 K스포츠 재단 설립과 관련된 의혹은 별개로, 한경조 패거리 언론이 제기하는 의혹의 수준이란 것이 주로 최씨 모녀 사생활 파헤치기다. 1등 신문이라는 조선일보와 좌파언론이 끌거니 밀거니 하면서 보도하고 있다. 여기에 뒤질새라 중앙일보와 자회사 JTBC가 열심히 쫓아간다.
 
경향과 한겨레가 앞장서 이런 소설을 쓸 때 조선일보는 자신들은 마치 한 발짝 뒤에 서 있는 척하면서 사설로는 '우병우에게 보고될 최순실 수사'를 쓴다. 잔머리와 교활함의 지능이 좌파언론의 수준을 능가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과 이 정권을 향한 한경조의 패악질은 아마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조선일보는 그것이 보복이든 생존이든 목적이 무엇이든 간에 더 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것의 성공여부와 별개로 조선일보는 이미 큰 것을 잃었다. 우리가 아는 조선일보다운 정체성이 사라진 자리에 사욕만 가득한 실체를 국민과 독자들에게 들킨 것 말이다.

정권을 아프게 비판해도 선동하는 그들과는 달라야 한다. 정론지 조선일보가 아닌 한경조의 조선일보는 삼류에 불과하다. 북핵 사태로 우리 경제와 안보가 바람 앞의 촛불같은 처지인데 조선일보가 좌파언론과 함께 소설 같은 얘기들로 최순실 타령을 하는 작금의 현실은 비극이다. 훗날 미운 권력 잡겠다고 나라와 국민까지 잡았던 조선일보의 부끄러운 흑역사로 남지 않길 바랄 뿐이다. /박한명 미디어펜 논설주간
[박한명]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