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건설업의 불황 여파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7조원 증가했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국내은행이 보유한 부실채권은 총 25조5,000억원으로 전년말(18.5조원)에 비해 7조원 증가했다.

총여신에서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을 나타내는 부실채권 비율도 전년에 비해 0.44% 포인트 상승한 1.77%를 기록했다.

지난해 가계여신과 신용카드 채권의 부실채권 규모는 3,000억원 감소했지만, 조선·건설 등 경기민감업종의 부실이 확대되면서 기업여신의 부실채권이 7.3조원이나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발생한 국내은행의 신규 부실채권 31조3,000억원 중 26조원(83.1%)은 기업여신에서 발생했다.

특히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STX 계열사에서 2조6,00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했고 성동·대선·SPP 등 조선 3사에서 3조5,000억원, 쌍용건설 6,000억원, 경남건설 5,000억원, 동양계열사 5,000억원 등 대기업 여신을 중심으로 부실채권이 확대됐다.

중소조선사 등의 잠재부실이 현실화되고, STX·동양·쌍용건설·경남기업 등에서 대규모로 신규 부실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기준 대기업 부실채권비율은 2.82%로 전년 대비 1.57% 포인트 급증했다.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여신 부실채권비율은 전년보다 0.7% 포인트 상승한 2.36%를 기록했다.

반면 가계여신의 경우 부실채권 규모가 3000억원 감소했고, 부실채권 비율도 0.09% 포인트 하락한 0.60%를 기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앞으로 채권재조정 여신 등에 대한 엄정한 부실채권 인식기준이 정착될 수 있도록 은행 건전성 분류 실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회생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출자전환 등 효과적이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추진토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