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국정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가 검찰수사를 받기 위해 귀국한 30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을 교체하는 인적쇄신을 단행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야당이 줄곧 사퇴를 촉구해온 우병우 민정수석과 미르·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금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안종범 정책조정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이원종 비서실장과 김재원 정무·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도 수리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18년을 함께해온 이재만 총무비서관·정호성 부속비서관·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 이른바 ‘측근 3인방’의 사표도 전격 수리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신속하게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나선 것은 이반된 민심을 공감하고 수습하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측근 3인방을 교체한 것에서 박 대통령의 진심이 엿보인다는 해석도 나온다.

또 최 씨가 이미 국내에 들어와 조만간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므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이번 사태가 규명될지 기대된다.

앞서 청와대는 28일 ‘최순실 사태’의 수습 방안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은 다각적 방향에서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흔들림 없는 국정운영을 위해서 다각적 방향에서 심사숙고하고 계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청와대를 방문해 박 대통령과 만나 1시간30분여 면담하고 정치권과 여론을 전하며 빠른 인적쇄신을 요구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국회 복귀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권과 국민들의 여러가지 여론과 분위기에 대해 말씀을 좀 드리고 왔다”며 “특히 청와대가 지난 최고위원회 제안을 심사숙고하겠다고 말씀하신 부분을 빨리 추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29일부터 검찰은 청와대 압수수색과 함께 최순실 씨의 측근이던 고영태·이성한 씨 여비서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어 30일 오전 7시35분 최순실 씨가 브리티시에어웨이항공 편으로 런던에서 전격 귀국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연설문 유출 논란과 관련해 25일 직접 대국민 사과로 입장을 밝혔다./청와대

검찰이 다수의 관련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수사를 진행하고 이틀째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서 대치하는 중에도 야권에서는 우병우 수석이 검찰수사를 각본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등 지속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비난 공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당선 전부터 함께해온 소위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측근 참모들까지 교체한데다 우병우 수석의 사표도 수리했으므로 이제부터 검찰과 특검에 의한 각종 비리 규명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박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가 제안한 거국중립내각과 사회 일각에서 거론돼온 책임총리제 도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인적쇄신을 단행하면서 청와대 신임 정무수석에 최재경 전 인천지검장과  신임 홍보수석에 배성례 전 국회 대변인을 각각 내정했다. 하지만 책임총리제나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할 경우 박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내치뿐 아니라 외교사안에 대해서도 책임과 권한을 내려놓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동안 이번 사태와 관련해 야당이 박 대통령과 최 씨의 관계를 놓고 “최태민-최순실의 사교에 사로잡혀 ‘주술정치’를 했다”고 공세를 펴왔고, 외신도 “샤머니즘 숭배 스캔들”로 보도하고 있는 등 외교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각국 언론들은 최대 위기를 맞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자국과의 외교 관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청와대의 인적쇄신이 발표되기 전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시민사회 원로 10여명을 면담하고 이번 사태의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전날 새누리당 상임고문단과 회동한 데 이어 적극 여론 수렴에 나선 모습이다. 
 
한편, 귀국한 최순실 씨는 이번 사태의 빌미가 된 태블릿PC와 관련해 “관리인에게 그걸 줘서 버리게 했다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궁금증을 낳고 있는 JTBC의 PC 입수 경위가 밝혀질지도 주목된다.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최씨의 말을 전하고 “(최씨) 본인은 그 태블릿PC에 대해 전반적으로 모르거나 ‘나중에 차차 (말하겠다)’라고 한다”고 밝혔다. JTBC는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최씨가 건물 관리인에게 처분해달라고 한 것을 받아왔다'고 밝혀왔으나 구체적인 정황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최 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제의 태블릿PC엔 대통령 연설문, 외교·안보 자료 등 대외비 문서가 담겨 있다. JTBC는 이 태블릿PC를 입수·분석해 최씨가 청와대 문서를 미리 받아봤다고 보도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일부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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