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31일 야당이 먼저 제안한 개헌·'최순실 특검'에 이어 거국내각 구성을 여당이 수용하면 거절한 데 대해 강력 항의하면서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동을 보이콧했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정진석 새누리당·우상호 더불어민주당·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와 만나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정 원내대표는 의장실에 입장하자 마자 "말씀드릴게 있다"고 운을 뗀 뒤 야권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어제 저희 당에서 야당이 제안한 거국중립내각을 심사숙고 끝에 받아들이기로 하고 대통령에게 건의 드렸다"며 "여야가 인정하는 중립적인 인물로 내각을 맡겨서 국정 안정시켜야 한다는 충정에서 비롯된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근데 그 이후, 즉각 나온 야당의 반응을 보고 참으로 놀랐다. (더민주에서)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꼼수라고 했다"며 "거국내각 제안은 야당의 책임있는 지도자들 함께 한 분도 예외없이 먼저 제안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등 야권 지도자들은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먼저 제안했고, 새누리당 지도부는 전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결과 박 대통령에게 이를 촉구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국회의장도 제안하고 야당 지도자들이 제안한 개헌특위도 받겠다고 했다. (최순실) 특검도 수용하겠다고 했다"며 "도대체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모든 제안을, 야당의 제안을 전부 수용했는데 즉시 걷어찬 이유가 뭐냐"며 "국정을, 나라를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하야 정국, 탄핵 정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고 비판한 뒤 회동 자리를 박차고 나섰다.

이에 따라 회동은 이날 오전 10시45분쯤 시작한 뒤 10여분만에 결렬됐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당의 입장 변화에 대한 언급 대신 "대화하러 들어온 거냐 아니면 쇼하러 왔느냐. 말도 하기 싫다"고 정 원내대표를 비난한 뒤 "(안에서도) 황당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