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로이터통신, 영국 BBC방송, UPI, dpa통신 등 대통령 하야 시위 보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주요 외신들이 최순실씨 국정개입 의혹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잇따라 보도, 레임덕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확인되지 않은 각종 스캔들까지 거론하고 있다.

AP통신은 촛불을 든 시민들이 '누가 진짜 대통령이냐', '박근혜 퇴진'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지난 29일 집회에 참여했다며 "경찰 추산 1만2000명이 모여 최근 몇 개월 사이 서울에서 열린 반정부 집회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면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할 수 있다"고 전날(30일) 보도했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영국 BBC방송, UPI, dpa통신 등도 박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시위 참가자들의 모습을 담은 집회 현장 사진과 내용 등을 타전했다.

집회 소식과 함께 외신들은 최순실씨를 비롯한 '최태민 일가'와 박 대통령을 연루시킨 각종 의혹도 앞다퉈 거론, 지대한 관심을 표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9일(현지시간) "비선 실세 루머와 족벌주의, 부당 이득 등 막장 드라마 같은 스캔들로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 스캔들엔 한국의 '라스푸틴'에 성추문, 8선녀까지 등장한다면서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7%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은 "이번 스캔들엔 죽은자의 목소리를 듣는 무속인이 등장한다"고 보도했다. 또 "샤머니즘을 숭배하는 최태민 일가와 관련돼 있다"면서 "최씨 일가가 얼마나 깊이 국정에 관여해 이득을 챙겼는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최순실 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를 조명한 보도에 한국 국민들은 대통령이 '돌팔이'(quack)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 경제가 조선, 철강의 불황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최순실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안정성이 장기적인 성장 전망과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28일 분석했다.

일본 언론 중에서도 NHK는 서울 도심 집회를 상세히 소개하면서 "박 대통령이 인사 쇄신 등으로 사태 수습을 시도하고 있지만 비판 여론이 높아 수습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박 정권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으면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행과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한 협력도 진전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양국이 연내 체결을 목표로 하는 군사정보보호협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일 양국 외교·군사적 협력에 차질이 올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지통신도 "박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고 있어 대일관계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기가 어렵게 될 것"이라며 "개선 기미가 보이던 한일관계가 답보상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신화통신과 환구망 등도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와 검찰의 수사 소식을 전하며 한국이 혼란에 휩싸여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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