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만 당원 선출권 무시할 수 없어…선장과 승무원의 자세로 가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2일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을 계기로 제기된 당내 사퇴 요구에 대해 "좋을 땐 좋을 때로, 위기 때는 위기 때로 하나씩 헤쳐나가고 극복, 수습해나가는 게 공동체이자 당 조직이라고 생각한다"고 수용하지않겠다는 입장을 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서 4선 이상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뒤 "저는 3선 국회의원이고 당내 몇 안되는 호남출신이고, 경륜이나 학력 등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 그냥 부족한 게 아니라 많이 부족하다"며 "중진들께서 지혜를 나눠달라. 모자란 당대표에게 좀 보태달라"고 호소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제가 완벽하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부족한 저와 함께 정병국·주호영·김용태 의원 다 당을 앞으로 어떻게 변화시켜갈지 계획에 대해 28만 당원 앞에서 호소했지 않느냐"며 "지난 여름 땀을 뻘뻘 흘리며 당을 변혁시킬 방안에 대해 국민 앞에 다 제시했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그래서 예비경선도 하고 당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선도 했던 것"이라며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지만, 민주적으로 선출된 권력, 당대푤를 뽑아놓고 부족한 것은 비록 (타 후보들은) 낙선했지만 힘을 보태고 지혜를 나눠줘가며 극복해가는 게 아니었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현 지도부가 당원 전체의 의견을 물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선출된 권력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원들 의견도 중요하지만, 당원들도 의원들도 한표다. 당원의 선출권을 무시하는 어떠한 규정이나 근거는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는 "배가 출범할 때 당원들로부터, 국민들로부터 선장으로서 제가 권한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제주도까지 갔으면 좋겠지만 가다가 어려움이 생겼다. 선장은 당혹스럽고 제가 불안하다"며 "너무도 존경하는 중진 선배들께서 지혜와 능력을 함께 보태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그는 "우선 위기를 수습하자. 수습한 뒤 공동체가 어느정도 다시 자리를 잡았을 때 여러분들께서 이런 주문들을 한번 더 하신다면 그때 제가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며 "모두 선장과 승무원의 자세로 위기를 극복해가자"고 중진 의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 "제가 자리에 연연한다고 보시나. 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할말을 못한다고 보시나"라고 반문한 뒤 "제가 어떤 부분에 대해선 누구보다도 그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중진 의원들이 제시한 지혜와 의견을  전달할 건 전달하고 실천할 건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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