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비난은 피해…박지원 "보따리싼분들" 우상호 "친한데" 엇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 청와대 요직을 두루 거친 김병준 국민대학교 교수, 김대중(DJ)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출신 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을 각각 국무총리와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 야권이 애써 임명된 인물들과 자기 진영간 선을 긋거나, 극단적 언사까지 동원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대중 대통령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한광옥 비서실장 임명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박 대통령은 총리에 '노의 남자' 김병준 교수를, 비서실장에 'DJ남자' 한 위원장을 선임했다며 DJ·노와 박 대통령께서 화해라도 한 것 처럼 홍보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데 그분들은 이미 DJ·노 진영에서 봇따리 쌌던 사람들"이라고 애써 선을 그으면서도 "제발 DJ 노 얘길 안하시면(안하셨으면) 합니다. 하늘 나라에서 화내십니다"라고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보따리 쌌던 사람들'이라는 언급은 같은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김병준 총리 후보자에게 "어차피 야3당이 이 인준을 거부하기로 합의했는데 굳이 명예를 더럽히면서 총리를 하겠다고 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며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것을 미루어 사실과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더민주 소속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김대중 노무현까지 모욕한 '박근혜 새누리 망국연합'을 탄핵하고 해체해야 한다"며 "야당은 탄핵절차 착수, 국민은 전국적 탄핵해산 촛불집회를 제안한다"고 대통령 탄핵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새누리당을 "친일매국, 군사쿠데타 독재, 광주학살 범죄집단의 후예"라고 규정하고, 박 대통령을 "일본군 장교출신 군사쿠데타 주범 박정희의 딸이자 (17대 대선) 부정선거와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라고 단언하며 "이들은 사적이익을 추구하며 나라를 망친 망국연합"이라고 원색 비난했다.

나아가 "이제 박근혜는 대통령이 아니라 헌정질서 파괴사범, 800억대 재산범죄를 저지른 중범죄자일 뿐이고 새누리당은 친일매국, 독재, 학살 세력의 실체를 드러낸 범죄집단"이라고 극언을 퍼부었다.

그는 "국면탈출을 위해 노무현 인사 김병준을 일방적으로 총리에 지명하더니 이번엔 김대중의 사람 한광옥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했다"며 "망국연합을 살리겠다고 퇴진요구를 묵살한 채 김대중, 노무현을 끌어들인 건 국민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와 한 비서실장 모두 받아들인 인선을 '일방적'이라고 간주하는 건 사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 혁신위원을 역임했던 조국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도 박 대통령의 인사에 대해 "김병준 카드로 친노를 쪼개고, 한광옥 카드로 호남 또는 친DJ를 가른다?? 여전히 반성과 진심 없는 정치공학만 작동하고 있다"고 비난에 가세했지만, 임명된 인사들에 대한 직접 비난은 피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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