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이겨내달라는 의원·당원도 많아" 당 중앙위, 사퇴론 비난성명
김병준 역사교과서 국정화 비판엔 '침묵'…野에 "총리 인준해달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3일 야권이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인사청문회 보이콧 방침을 유지키로 한 데 대한 타개책으로 '영수회담'이 거론되자 "그건 제가 말씀 안 드려도 이미 대통령께서도 여러가지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병준 내정자 인사청문회 실시 설득을 위한 대통령-여야 영수회담 필요성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개각 문제가 아니어도 여러가지 정황으로 봐서 대통령께선 야당 대표들을 모시고 국정 협조도 요청하고, 여러 하실 말씀이 있지 않겠나"라며 이같이 답변했다.

다만 "야당의 상황과 여러가지 현재 상황을 감안해야겠다"고 밝혀 대야(對野) 협상은 물론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을 계기로 지도부 사퇴 요구가 제기된 당내 상황 등 각종 변수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당내 비박계 대권주자 중심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피끓는 애당심으로 하는 건의나 방안 중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구당(救黨)과 구국의 심정으로 당대표 경선에 나섰고 많은 사람과 비전 대결을 하고, 당 운영 방식에 대한 포부를 얘기했고 선출이 됐다. 전 선출된 당대표이기 때문에 소명의식을 갖고 다 할 것"이라고 재차 반려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3일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발언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러면서 지도부 사퇴 촉구 움직임을 주도자 중 일원인 김무성 전 대표를 직접 거명, "당의 큰 형님으로서, 그리고 제 전임 당대표로서, 6선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소속 의원과 당원 동지들에게 '이렇게 당이 어렵고 힘들 땐 화합하고 단합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해달라)"며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자'고 해 줄 것을 호소드리고, 또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남경필 경기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문수 전 경기지사, 정우택 의원 등 대권주자들도 일일이 거명하며 "당의 대선주자가 되겠다는 큰 선배들, 지도자들, 어른들께서 그렇게 이끌어주시길 이 자리를 빌어 간절하게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대표는 "저에게 물러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반드시 꿋꿋하게 당을 지키고 이겨내달라고 하는 국회의원과 당원들도 많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고 '뼈있는' 경고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간담회 직후 새누리당 중앙위원회에선 성명을 내 "일부 대권욕심에 눈 먼 자들이나, 팩트가 없는 허위 보도에 항의나 대꾸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당 국회의원들만을 믿고 있을 수는 없다"며 비박계를 맹비판하고, 지도부의 위기 '선(先) 수습 후(後) 사퇴'를 촉구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김 내정자가 박 대통령의 역점 과제인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한 질문을 받고는 즉답을 꺼렸다.

그는 야권을 향해 "화나고 섭섭했던 마음을 열고 이분을 받아들여 인준하는 데 도와주셨으면 한다. 야당을 존중해서 인선한 인물인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주셨으면 한다"고만 했다. '대한민국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내세우던 이전 모습과 매우 대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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