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박영선·민병두·변재일·김성식 등 저녁 회동…접촉 지속키로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순실 비선실세 파문을 계기로 잠재적 대권주자들까지 동원해 '친박 이정현 지도부' 퇴진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 비박계가 야권과 3일 접촉, '비상시국회의' 구성을 추진하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새누리당 비박계 정병국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민병두·변재일 의원·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등은 이날 저녁 회동을 하고 최순실 파문과 거국중립내각 구성 등 현안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들은 향후 추가 회동을 통해 이같이 야권과 비박계를 중심으로 하는 '비상시국회의' 형태의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병국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로 5선 이상 여야 중진 의원들이 모였을 때 같이 모여서 정국 해법을 찾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그 연장선상에서 일회성으로 끝나지 말고 뜻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서 그런 분위기를 잡자 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내일(4일) 오후로 예정된 의원총회에 참석해 이날 논의된 안을 설명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이날 회동은 민병두·박영선 의원 등이 비상시국회의에 대한 더민주 내 의견을 수렴해 정 의원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민 의원은 앞서 이날 "친박을 제외한 모든 정치세력을 하나로 묶자"는 취지로 비상시국회의를 구성, 이 회의체를 통해 거국내각을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내각의 임기는 6개월로 하고 그 구성은 회의체가 총리와 각 장관 후보자들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수용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는 식이다.

박영선 의원은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했고 상황의 위중함에 대해 서로 깊이 공감했다"면서도 다만 "구체적 실행방안까지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가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 서로 상황인식을 공유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정 의원은 "내일 각 당에 가서 의원들하고 얘기해보고 뜻있는 사람이나 같이 하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날짜까진 얘기하지 않았고 향후 한 번 더 모여서 이런 논의들을 계속해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박을 제외한 여야간 비상시국회의가 꾸려지기까진 상당한 진통이 있을 전망이다. 비박이 친박과 완전히 선을 그으면서, 작금의 지도부 사퇴 압박도 계파 논리에 의한 것임을 시인하는 격이 될 수 있다.

이정현 대표가 '선 수습 후 사퇴'를 고수하는 가운데, 비박이 탈당하지 않고선 친박을 배제하고 회의체를 결성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온다. 탈당을 하지 않고 야권과 비상시국회의에 비박이 동참한다면 여권이 완전한 내전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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