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담화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10시30분부터 10분여간 발표에서 “이 모든 사태는 저의 잘못이고, 저의 불찰로 일어난 일”이라며 “저의 큰 책임을 가슴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앞으로 검찰은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 말고 명명백백하게 진실을 밝히고 이를 토대로 엄정한 사법처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며 “이번 일의 진상과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어서 최대한 협조하겠다. 이미 청와대 비서실과 경호실에도 검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필요하다면 저 역시 검찰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각오이며, 특별검사에 의한 수사까지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대통령은 그동안 경위에 대해 일일이 열거하지 않은 채 “자칫 저의 설명이 공정한 수사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염려해 오늘 모든 말씀을 드리지 못하는 것 뿐이며, 앞으로 기회가 될 때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스로 이번 사태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수사에 임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첫 검찰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에서 최 씨와의 인연을 설명하면서 왕래를 인정했다. 하지만 항간에 도는 대통령이 사교를 믿고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소문은 부인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혹여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염려해 가족간의 교류마저 끊고 외롭게 지내왔다. 홀로 살면서 챙겨야 할 여러 개인사를 도와줄 사람조차 마땅치 않아서 오랜 인연을 갖고 있었던 최 씨로부터 도움을 받게되었고 왕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에 곁을 지켜주었기 때문에 저 스스로 경계의 담장을 낮추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대통령 취임 이후까지 이어진 최 씨와의 왕래를 인정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박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을 아프지 않게 해드리겠다는 각오로 노력해왔는데 이렇게 정 반대의 결과를 낳게 되어 가슴이 찢어지는 느낌”이라면서 “심지어 제가 사이비종교에 빠졌다거나 청와대에서 굿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이는 결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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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최순실 국정개입' 의혹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위해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
박 대통령은 이날 김병준 국무총리를 지명한 사실과 또 김 내정자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사실상 2선으로 후퇴해 내치는 총리에게 일임하는 향후 국정 방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미래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여온 국정과제들까지도 모두 비리로 낙인찍히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일부의 잘못이 있었다고 해도 대한민국의 성장동력만큼은 꺼뜨리지 말아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안보는 큰 위기에 직면해있고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의 여러 현안이 산적한 만큼 국정은 한시도 중단돼선 안된다”면서 “대통령의 임기는 유한하지만 대한민국은 계속돼야만 한다. 더 큰 국정혼란과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은 검찰에 맡기고 정부는 본연의 기능을 하루속히 회복해야만 한다”고 했다.
또한 현재 야권을 비롯해 대통령의 탄핵 및 하야를 주장하는 국민여론이 거센 것을 인식한 듯 “다시 한 번 저의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국민여러분께 용서를 구한다”면서 “이미 마음으로는 모든 인연을 끊었지만 앞으로 사사로운 인연을 완전히 끊고 살겠다. 그동안의 경위에 대해 설명을 드려야 마땅하지만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일일이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담화문 앞부분에서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먼저 이번 최순실 씨 관련 사건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실망과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무엇보다 저를 믿고 국정을 맡겨주신 국민여러분께 돌이키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현재 심정을 밝히면서 울먹였다.
박 대통령은 이후에도 계속 흔들리는 목소리로 “저와 함께 헌신적으로 뛰어주셨던 정부의 공직자들과 현장의 많은 분들 그리고 선의의 도움을 주셨던 기업인 여러분께도 큰 실망을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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