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정치 중립성 담보시 별도특검 수용가능…朴 국회 찾아와달라"
박지원·우상호 "총리 지명철회" 요구…"비서실장이 웬말" 비난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한광옥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이 4일 허원제 신임 정무수석과 함께 국회를 찾아 여야 대표를 예방했다. 

새누리당과는 청와대와 국회 간 소통·협력 강화와 함께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인준 절차에 힘쓰기로 뜻을 모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부터는 총리 지명 철회와 소통 강화 등 요구를 청취했다.

한광옥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정진석 새누리당·박지원 국민의당·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 순으로 찾아 각 10분안팎으로 회동하고 총리 인준 및 박근혜 대통령의 오전 '최순실 파문' 관련 대국민 담화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이 박 대통령이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는 데 공감한 뒤, 정진석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 협조 및 특검 수용 가능 입장 표명에 대해 "정치적 중립성이 담보된다면 야당이 요구하는 개별 특검, 야당 추천 특검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이 여야 대표와의 영수회담 가능성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가능하다면 대통령께서 직접 국회로 오셔서 야당 지도부와 그야말로 국정 현안에 대해, 국정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후속조치에 관해 흉금을 털어놓고 대화를 가져달라"고 호응 의사를 피력했다.

이와 함께 김병준 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며 "비서실장과 정무수석께도 적극적으로 야당과 접촉하셔서 이 문제에 대한 협력을 구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이날 한 비서실장을 맞은 야권은 냉대로 일관했다. 

한 실장은 같은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장 출신 박지원 원내대표에게 "오늘 사전에 인사드리는 게 예의가 아니겠냐 해서 찾아왔다"며 "앞으로 여러가지 부족한 내가 일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많은 도움을 요청해 여러가지로 지도도 받아야하는 입장에 있다"고 저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지낸 분이 총리로 갔으면 갔지 비서실장이 웬 말이냐"고 한 실장을 비난했다. 이에 한 실장은 굳은 표정을 지으며 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원내대표는 또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이 좀 변해야한다"며 "대통령이 국민들의 하야 주장과 현 시국의 절체절명 상황을 대통령이 정확하게 인식 못하는 것 같다"면서 "오늘 대국민 사과 내용도 이런 국민들의 여망이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비난으로 일관했다.

총리 인준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본인이 사퇴하는 게 답"이라며 "대통령이 탈당 이후 3당 영수회담 협의에서 새 총리 임명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대통령의 탈당, 3당 대표 회동을 통한 합의 추대 총리 외에 다른 방식을 취할 수 있나"라고 대통령 탈당과 총리 지명 철회 등 요구사항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런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 한 대화는 어렵고 그렇게 되면 대통령 하야가 답"이라고 덧붙였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대통령의 시국인식이 국민감정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걱정했다"며 "실장과 수석이 능력 있으니 제대로 민심을 전달하는 통로가 돼 달라"고 요구했다.

김 내정자 문제에 대해선 "국회에서 여야가 잘 논의를 해볼테니 지명을 철회해줄 것을 말씀드린다"며 "그래야 처음부터 수순을 밟아서 난국을 헤쳐갈 수 있다"고 마찬가지로 야3당이 합의한 인사청문절차 보이콧 방침을 고수했다.

또한 "나는 청와대가 여당의 자율성만 인정해주면 정진석·박지원 등 원내대표 셋이 뭉쳐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며 "차제에 국회 운영과 관련해서 여야가 회의할 때 청와대가 너무 세부지침을 주지 말고 여야의 협의를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사실상 분리를 주장했다.

이에 한 실장은 "앞으로 정국을 풀어나가는데 참고 하겠다"며 "한 가지 부탁하고 싶은 것은 국회는 대화의 장소라는 점이다. 여야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논의하고 대화하는 절차를 밟았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한편 한 실장은 이날 3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마친 뒤 오후 2시10분쯤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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