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예산정국·김병준 총리 인준절차 마무리후 사퇴할듯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이 4일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 관련 이정현 대표 사퇴론을 논의를 위해 연 의원총회가 비공개로 진행 중인 가운데, 사퇴 찬반 의견이 비등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느 한쪽의 여론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지 않게 되면서 비공개 의총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저는 전형적인 친박"이라며 "어떠한 정치적인 책임도 피할 생각이 없다"고 선언한 이정현 대표가 사퇴하는 것으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비공개 의총에선 37명을 넘는 의원들이 발언을 신청한 가운데 계속해서 찬성과 반대 의견이 번갈아 나오면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논의를 좁히는 차원에서 사퇴를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저녁 비공개 의총 도중 나온 친박계 정태옥 의원이 "생각지도 않았는데 (찬반이) 반반"이라고 밝힌 뒤로 김성원 의원도 같은 내용을 전했다. 

친박계 중진 정우택 의원도 "찬반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단합이 먼저냐, 책임이 먼저냐를 갖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쪽 여론이 우세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지도부 사퇴 여론을 주도해온 비박계에서도 같은 전언이 나왔다. 이종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사퇴 반대 의견이 많다는 게 사실이냐는 질문에 "꽤 있다. 있기는"이라며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지 않느냐. 국민들이 친박을 해체하라고 하는데"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찬반이 비등함을 입증하듯 그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빠른 시일 내에 사퇴하겠다'라는 입장을 정리 발언을 통해 밝혔다고 전했다. 정 원내대표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12월2일) 이후 원내지도부가 일괄 사퇴할 것으로 이 의원은 내다봤다.

이와 관련 장제원 의원도 "원내대표는 일단 예산안 (처리가) 끝나고 청문회 과정을 협상을 해보고 떠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청문회'는 현재 야권이 반대하고 있는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 인사청문회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은 정 원내대표의 사퇴 예고 이유에 대해 "의원들끼리 계속해서 지도부 사퇴, 반대, 이렇게 쳇바퀴가 도니까 본인이 (직을) 내려놓겠다면서 앞으로 당이 수습돼갈 것인지로 논의를 좁혀가는 차원에서 말씀한 것 같다"며 "본인의 가슴에선 사퇴하겠다는 결심을 하신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봤다.

한편 앞서 이 대표는 비공개 의총 전 모두발언에서 차분한 어조로 "형언할 수 없이 죄송하다. 저는 친박"이라며 "84년도에 정치권에 들어와 20년 뒤인 2004년도 박근혜 대통령을 당대표로 처음 뵀고, 그때부터 수석부대변인으로서 모시기 시작하면서부터 지금 지금 이 순간까지 함께 모든 정치를 해왔다"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거듭 "저는 전형적인 친박이고 모든 부분에서 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힌 뒤 "저는 어떠한 정치적인 책임도 회피할 생각이 없다"면서 "오늘 여러가지 말씀들 주시고, 의원들의 얘기를 듣고 제가 판단해야 될 사안이 있으면 판단하겠다. 기탄없이 말씀해달라"고 했다. 최순실 파문으로 '낙인'이 돼버린 친박을 자처하면서 사퇴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의총에 앞서 새누리당은 80여명 의원들이 국회 로텐더홀에 집결해 오전 중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파문 관련 제2차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대국민사죄문'을 발표하고 단체 사죄 퍼포먼스를 해 단결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예정대로 이 대표 사퇴 논의를 위한 의총 자유발언 순서가 다가오자 공개 진행을 원하는 비박계가 정 원내대표를 집중 압박하면서 소란이 일었다. 일단 비공개 진행키로 수습한 후 진행된 표결에서 참석자 중 66%정도의 의원들의 찬성으로 비공개 방침이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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