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변화대로, 수습은 수습대로…머지않아 대표직 물러날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최순실 비선실세 논란' 이후 비박계의 사퇴요구에 직면해온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7일 "염치없고 뻔뻔스럽기 그지없지만"이라며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제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정현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힌 뒤 "새누리당을 감히 거듭나게 하겠다,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시키겠다, 혁신하겠다, 쇄신하겠다는 허풍을 떨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0.1초도 머뭇거리지 않고 당장 내려놓고 달아나 숨어버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면서도 "국정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고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제게 필요하다. 자비와 은혜를 베풀어 제게 기회를 조금만 허락해달라"고 재차 호소했다.

그러면서 "무책임한 당대표이고싶지 않다. 사태 수습을 포기하고 배에서 혼자 뛰어내려 포기하는 비겁한 선장이 되고싶지 않다. 여론이 들끓는다고 하루아침에 표류해서 시류에 편승하는 카멜레온도 되고 싶지 않다"며 "고립무원의 대통령이 힘들게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고 괴로워 신음하는데 나혼자 마음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없는 사람이 되기 싫다"고 못박았다.

   
▲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꼽히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운데)는 7일 최순실 비선실세 파문 이후 받아온 대표직 사퇴 요구에 대해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제게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달라"며 '즉각 사퇴'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사진=미디어펜


이 대표는 "어차피 당은 폭탄 맞은 집이고, 대지진으로 둑에 금이 가 무너진 저수지같은 상태"라며 "급하게 원칙없이 비상대책위원회만을 꾸린다고 금방 새로이 재건축되고 리모델링할 수 있는 그렇게 안이한 상황이 아니다"고 상황 인식을 언급했다.

이어 "사태수습까지는 28만 당원과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대표인 제가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맡겨달라"며 "호남에서 지역 구도를 꿰고 당선됐듯, 무(無)수저 출신으로 집권여당 당대표에 당선됐듯 저 이정현이 이 위기상황에서 또 한번 기적을 만들어내도록, 이번 위기관리와 사태 수습에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당원 동지 여러분과 당을 아껴주고 성원해준 국민 여러분은 한번만 더 용서해달라"고 당부를 거듭했다.

그는 "변화를 위한 준비는 준비대로 하고, 수습은 수습대로 해가자"며 "절대로 머지않아 이만하면 됐다 싶을때 당대표직에서 물러나 여러분 곁을 떠나드리겠다"고 '선 수습 후 사퇴' 방침을 확인했다.

한편 그는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의 예방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같은날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박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데 대해 "대통령께서 판단하실 문제이긴 하지만 저는 반대"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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