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항일 기자]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물을 서둘러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동탄2신도시 반석동 인근 D공인중개사를 운영중인 이모(57) 대표는  11.3 부동산 대책 이후 동탄2신도시의 주택시장의 풍속도를 전했다.

그는  "동탄2 분양시장은 그동안 수도권의 대표적 투자처로 분류됐지만 11.3 부동산 대책으로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변화가 예상된다"며 "기분양권 및 입주권에 대한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남동탄 분양시장의 침체를 넘기고 올해 반등에 성공했지만 이번 대책으로 당분간 시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 11.3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분양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기분양권 및 입주권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이 점쳐지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와 4일 분양한 '동탄2 중흥S클래스' 견본주택 현장.

11.3 부동산 대책이 전매제한의 입주시점 연기, 재당첨 제한 등 예상을 웃도는 규제 강도에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분양보증 보증서 발급 업무를 사실상 잠정 중단하면서 대림산업의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와 중흥건설의 '동탄2 중흥S클래스 에코벨리'의 분양이 불가피하게 미뤄지게 됐다.

20가구 이상의 공동주택을 분양할 때는 HUG의 분양 보증이 반드시 필요한데 이 절차를 늦춘 것이다.

HUG 관계자는 "이번 대책에 포함된 1순위 청약 자격 제한, 재당첨 금지 등 주요 조치가 오는 15일부터 적용되면서 그 사이 분양단지들에 대한 쏠림 현상을 막고자 하는 것"이라며 "일반 수요자들의 혼란도 줄이면서 일관성 있게 대책 기준에 맞게 분양보증을 발급하기 위해 업체와 조율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HUG의 예상보다 빠르게 시장은 급속도로 냉각화 되고 있다. 11.3 부동산 대책의 직접적인 규제를 적용받는 서울과 경기 동탄2, 하남, 성남, 과천 등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빠르게 시장이 '거래절벽'을 보이고 있다. 

동탄2 반석동 인근의 또 다른 H공인중개사 대표는 "그동안 보여주기식 위주의 규제에서 직접적으로 과열시장을 지정하는 등 강도높은 행보에 시장이 급격히 움츠러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분양한 단지들의 분양권 및 입주권을 찾는 전화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며 "청약률이 높았던 커뮤니티시범단지, 호수공원 인근 단지 등 입지가 좋은 곳의 분양이 사실상 막바지에 접어든 만큼 이들 지역의 입주권 및 분양권 가격이 치솟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동탄2에 견본주택을 개관한 중흥건설은 당초 일반분양 단지인 '중흥S클래스 에코벨리'와 10년 공공임대아파트인 '중흥S클래스 에듀하이'를 동시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에코벨리의 분양이 미뤄지면서 한산한 풍경을 연출했다. 

반면 바로 옆 '사랑으로 부영'은 잔여 계약분을 구하기 위해 견본주택 앞 장사진이 연출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분양한 아파트로 이번 정부의 대책 발표와 무관하다. 

지난주 청약1순위 시장에서도 11.3 부동산 대책의 여파가 그대로 드러났다. 우미건설의 '동탄2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와 롯데·신동아건설의 '세종 캐슬앤파밀리에 디아트', 롯데건설의 '용산 롯데캐슬 센터포레' 등은 이번 대책 전 마지막 청약단지로 모두 최고경쟁률이 수백대 1을 나타냈다.  

D공인중개사 이 대표는 "수요자들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옳다"면서도 "기존 분양·입주한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경우 집값이 한층 더 오르는 부작용도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달 14일 경기 의왕에 분양한 '의왕백운 효성해링턴 플레이스'는 분양 당시 예정처럼 6개월 전매가 유지되는 가운데 현재 정당계약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이들 단지의 분양권 프리미엄은 벌써부터 예상 호가를 뛰어넘고 있다. 

이 단지에 당첨된 이모(53·여)씨는 "특공에 당첨됐을때 1500만원 프리미엄을 제시하던 부동산들이 최근에는 3000만원 가까이 가격을 부르고 있다"고 말했다. 

의왕 내손동 인근 B부동산 관계자는 "워낙 청약인기가 좋았던 단지인데다 이번 대책과 무관한 지역으로 서울 강남에서도 문의전화가 많다"며 "11.3 부동산 대책으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달 분양예정이던 대우건설의 '연희 파크 푸르지오', 효성의 '꿈의숲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현대산업개발의 '잠심 올림픽 아이파크' 등도 모두 무기한 분양 연기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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