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8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출당을 거론한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에게 "본인은 마치 공범이 아닌 것처럼 인식하는 것 아니냐"며 안이안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같이 언급하고 "스스로 국기문란 사태를 초래한 새누리당이 공범"이라며 "당의 포장, 간판을 바꾸는 정도 갖고는 안 된다"고 지론을 폈다.

그는 "국민들이나 당원들도 볼때 '대통령=당'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래서 해법은 당 스스로 문을 닫는 것"이라며 "폐당폐족을 하고 그 이후 당을 해체하는 절차를 밟는 게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떤 분들은 당 혁신을 위한 비대위라 말씀하는데 혁신이 아닌 해체를 위한 비대위여야 한다"며 "사실 대통령 탈당 문제는 상당히 부차적인 문제"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나아가 "청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당이 가진 자산들은 다 국고로 귀속해야 한다"며, 해체 이후 방안에 대해선 "지금 논의하기엔 시기가 이르다. 지도부 사퇴도 성사시키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지도부는 당을 최순실 비호정당으로 만든, 최순실 호위무사로 만든 장본인들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징계대상"이라며, "징계받아야 될 분들이 여전히 당을 지키겠다고 하고 있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비박계 중심으로 별도의 원내교섭단체(의원 20인 이상)을 구성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설에 대해선 "별도의 교섭단체는 아니다"면서도 "지도부에 맞설 힘을 기르기 위해 모임을 계속 하고 있고, 친박 성향의 의원들도 우리가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범친박계 의원들의 '투항'을 요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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