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9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론 우리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라며 "금융시장 불안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적기에 증시안정대책 등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종합청사 대회의실에서 금융위·금융감독원 합동 긴급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이기도 한 임 위원장은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유럽 은행 부실 문제, 중국 금융시장 불안 등 연초부터 이어진 다른 대외 리스크와 합쳐지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자칫 리스크 관리에 작은 빈틈이라도 생기면 우리 경제와 금융시스템 전체가 상당한 충격을 받을 수 있다"면서 "최상의 긴장감을 갖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7일부터 합동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시장 동향, 글로벌 자금 흐름 변화, 해외 투자자 시각 변화 등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증시 안정 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임 위원장은 "필요시 이미 마련된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단호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은행 외화 유동성 확보 등 대외 충격에 따른 대응체계를 더욱 견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부채, 구조조정 등 국내 리스크 요인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의 경제·금융정책 방향이 우리 경제와 금융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임 위원장은 현 상황을 위기라고 보면서도 1997년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은 과거 위기 때와 달리 충분한 외환을 확보하고 있다"며 "2008년 같은 금융위기 상황이 3개월 동안 지속되는 경우에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외화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국외 투자자들을 향해 "우리 경제의 충분한 대응 여력과 정부의 확고한 시장 안정 의지를 믿고 차분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