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초·재선 각 과반 모여…정진석 "계파모임 무효, 3선도 소집예정"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초·재선의원들은 11일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을 계기로 친박계와 비박계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대해 이제부터 계파별 모임을 차단, 선수(選數)별 모임을 통해 총의를 모으게끔 하고 '이정현 지도부'엔 당 쇄신 로드맵을 촉구하기로 했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초선의원 30명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당 소속 초선의원들은 계파모임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활동엔 절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초선의원은 총 46명으로, 이날 참석자는 과반수를 넘었다.

정 원내대표는 "초선 전체 의원모임을 통해 의견을 집약하기로 했다"며 박완수·정운천 의원이 간사로 임명된 사실을 전한 뒤 "(지금까지의) 이른바 계파활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활동은 원천무효"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모임에선 당 지도부에 대해 당 수습방안과 관련한 로드맵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각 모임을 가진 재선의원 22명은 박덕흠·유의동 의원을 간사로 선임, "지도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당 지도부 면모를 일신하기 위한 일정과 방법을 내놔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재선의원 모두는 당 화합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고 유 의원이 설명했다. 모임 참석자는 당 전체 재선의원(37명)의 60%에 달한다.

정 원내대표는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이래 각 계파 중진들 위주로 갈등이 확대일로를 걷자, '보수 결사'를 촉구하며 중재를 시도했지만 진전이 없자 양쪽 모두와 거리를 둬왔다. 비박계 모임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지난 8일 이정현 대표 사퇴를 공식 촉구한 뒤 당 최고위원회의 참석도 보이콧하고 있다.

그러던 중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당연직 최고위원이자 원내지도부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달라는 친박계 김태흠 의원의 요청이 나오자, 김광림 정책위의장·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함께 초·재선의원들을 각각 만나 교통정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초·재선별 모임 취지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당내 논의구조를 더욱 밀도 있고 실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제게 들어왔다"면서, 3선 의원들도 따로 소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수별로 창구를 단일화하는 방식이 계파갈등을 잠재우는 데 효과가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일단 이달 13일 비박계 위주로 당 지도부 퇴진 압박을 위해 개최하는 '비상시국회의'에 재선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 의원은 "(11일) 재선의원 전체가 같이해 모임이 이뤄진 게 아니므로 일부는 참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선들도 초선처럼 그동안 계파활동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활동은 원천무효라는 데 뜻을 모았느냐'는 질문에도 "재선그룹에서는 구체적으로 써넣는 게 적절치 않아 표현을 넣지 않았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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