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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
"우리 요구를 받아주면 목숨만은 살려주마. 청와대에서 버텨도 박 대통령 반드시 퇴진하게 될 것."
"노동개악 굴욕협상 사대매국, 박근혜를 처형하라."
전자는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촛불집회에서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가 내뱉은 말이다. 후자는 광화문 광장 한 켠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 글귀다. 이쯤 되면 정당도 국회의원도 시민도 아니다. 헌정을 파괴하려는 헌법기관이다. 죽창 들고 악다구니 쓰는 인민재판이다.
대통령은 대한민국 헌법 84조에 따라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최순실 게이트는 아직 검찰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오지도 않았다. 일부 측근의 혐의만 소명되어 증거 인멸 방지와 진상 규명을 위해 구속 중인 상태다.
12일 광화문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외친 ‘박근혜 퇴진, 자진 하야하라’ 구호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기본도 모르는 발상이다. 대통령 2선 후퇴나 자진 하야? 헌법에 아무런 근거 없는 주장이다. 박 대통령이 책임 질 일 있다면 법대로 하면 된다.
지금 당장 박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쫓아내고 싶다면 차라리 탄핵하라. 여소야대 국회다. 의원 2/3 이상이 찬성하고 헌법재판소에서 결정하면 된다. 탄핵 요건에 대한 판단은 헌재에서 한다. 국회에서 국정을 중단시키고 황교안 총리의 대통령 대행체제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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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개악 굴욕협상 사대매국, 박근혜를 처형하라." 12일 광화문 광장 민중총궐기 촛불집회 시위 현장에 걸려 있던 플래카드 글귀다./사진=미디어펜 |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내뿜었던 20만 민심은 그냥 거기 참석한 자들의 주장이다. 스스로 역사의 주체가 된 것으로 느껴졌다면 그건 그들의 생각일 따름이다. 평화로운 집회였다고 말하지만 곳곳에서 시위로 인한 물리적 충돌과 쓰레기 더미는 여전했다.
경복궁 역 앞의 시위대오는 경찰차벽 트럭을 두들기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일부 차벽 트럭은 파손됐다. 시위대는 경찰에게 물병 등을 투척했다. 경찰 채증팀 1명은 시위대가 던진 사이드미러에 맞아 병원에 실려 갔다. 차벽 위에 오른 시위자는 경찰을 밀어 떨어뜨리려는 폭력을 가했다. 경찰버스 차벽 위에서 경찰 5명이 달려들어 위험을 무릅쓰고 간신히 제압했다.
예정된 집회 허용시간은 23시 59분이었다. 이어진 불법시위에 4차 해산명령까지 내렸으나 경복궁 역 앞 시위대는 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들 불법 시위자들을 해산시키느라 경찰 기동대는 새벽 4시 반에 작전을 마쳤다.
이 나라는 언제쯤 전근대라는 망령을 벗어날까. 법치에 따르지 않는 마녀사냥은 과거 동족상잔을 연출했던 진짜 인민재판으로도 족하다. 죄가 있다면 책임을 지고 문제는 바로잡으면 된다. 허나 이는 법치로 행할 일이다. 광장 속 외침, 포퓰리즘 떼법으로 한 개인을 거세할 일이 아니다. 헌법이 부여한 명에 따라 군 통수권자이자, 국가의 원수로 자리하고 있는 개인이다. 폭도들의 죽창으로 끌어내릴 게 아니라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이를 행해야 한다.
국민의 주권은 광장에 있지 않고 투표소에 있다. 착각은 금물이다.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 부의장의 말을 옮기며 글을 마친다. “2선으로 후퇴하라는 이야기는 선거와 개헌의 절차를 밟지도 않고 대통령의 권한을 야당이 탈취하는 것이다.” /김규태 재산권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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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광화문 광장에서 '재벌도 공범'이라고 쓰여진, 민주노총이 만든 유인물을 시위자가 들고 있다./사진=미디어펜 |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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