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풀이 되는 북한 도발에 시장 내성 생겨...저가 매수 기회

과거 외국인이 보기에 한국은 위험한 나라였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 대치해 있고 정전이 아닌 휴전상태라 언제든 다시 전쟁이 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의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장 큰 문제고 보고 투자를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3일 오전 북한 미사일 도발 소식에 투자자들이 다시 긴장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북한 리스크는 시장에 주는 영향이 미미해 졌다고 지적한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북한이 핵 실험을 하거나 당장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고 동해안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정도의 도발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때문에 일부 전문가는 북한이 미사일 쏘면 오히려 주식을 사야 된다고 조언한다.

◇북한 동해안에 미사일 발사...방산주 ↑ 경협주 ↓

3일 오전 북한이 오전 6시 19분부터 10여분간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과 원산 일대에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또 다시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 당국은 이 미사일이 500km 이상 날아간 것으로 추정했다.  

   
▲ 오전 북한이 동해안에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YTN이 전하고 있다/뉴시스

 

사실, 북한은 지난달 2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스커드 탄도미사일 4발을 발사했다. 당시 발사된 미사일은 고도 60∼70㎞까지 치솟아 220㎞를 날아갔다.
 
군 당국은 북한의 잇따른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에 대응해 일정 수준의 군사적 긴장을 조성하려는 의도일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추가 도발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관련주가 들썩였다.

먼저 스페코, 휴니드, 빅텍 등 전통적 방산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장이 시작되자 마자 스페코가 가장 많이 오른 3.09% 상승세를 보였고 휴니드는 2.87%, 빅텍 역시 전거래일보다 1.47%) 상승한 1,750원에 거래됐다.
 
반면, 대북관련 사업을 하는 상장사들의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이날 장 초반 현대상선 은 전 거래일 보다 400원(2.99%) 내린 1만3,000원을 기록하고 했고 현대엘리베이터, 코아스, 재영솔루텍, 에머슨퍼시픽 등도 2~3%대 하락 출발했다.

◇시장 '내성' 생겨...전문가 "북한 대포 소리에 주식 사라"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이제 북한 도발 관련 이슈는 시장에 주는 영향력이 약해졌다고 지적한다. 주기적으로 도발하기 때문에 내성이 생겨 이제 우리 시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면 직감적으로 '전쟁'보다는 '쌀이 떨어졌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신중호 연구원은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가 남한한테 한번 붙어보자는 생각은 아닌 것 같다"며 "최근 남북 교류 국면을 봤을 때 북한이 다시 한번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려는 '밀당'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전문가들은 이제 북한의 도발 소식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이라고 조언한다/뉴시스

북한 관련 이슈는 이제 외국인들에게도 시장 방향을 좌우할 정도로 '빅 이슈'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경험적으로 봤을 때 과거에는 외국인들이 한국 시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리스크가 지정학적 리스크 였기에 북환 관련 이슈에 매도 포지션을 잡았지만 단기적이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곧 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하곤 했다는 것이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외국인이 보기에 북한리스크는 한국 시장을 디스카운트 받게 하는 요인이었지만 지금은 과거와 같은 대치국면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인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다"며 "국제 신용평가사가 이미 한국 시장을 안정적 시장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이제는 북한이 도발하면 단기적인 매수 타이밍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북한 도발은 이제 '리스크'가 아니고 '리턴'의 시대라는 것이다. 쉽게말해 단기적인 주가 출렁임을 저가 매수 기회로 잡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신중호 연구원은 "대포 소리(악재)에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고 빵빠레(호재)에 주식을 사는 경우도 있는데 이제 북한 미사일 발사 소식은 오히려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힘주어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