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에버라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 확인된적 없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존 에버라드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북한 입장에서 핵 프로그램이 너무나 중요한 정책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통일부가 14일 주최한 ‘한반도국제포럼 2016’의 2세션 ‘북한의 변화 그리고 한반도의 미래’에서 그는 그동안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된 대북제재 효과에 대해 “북한이 어려운 결정을 하게 만들어야 하는데도 그러지 못했다”며 “아무리 제재 효과가 있었더라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정도로 타격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단독으로 조치한 금융 대북제재인 자금세탁방지금융대책기구(FATF)를 거론, “이 제재로 실제 북한의 교역을 중단시키는 효과도 가져왔지만, 북한은 지금도 자금세탁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주재 대사 출신인 에버라드 대사는 이날 토론에서 최근 유엔 안보리가 결의한 2270호와 관련해 전체 193개 유엔 회원국 가운데 3분의 1인 66개국만이 대북제재 결의 이행 보고서를 제출한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국제사회의 완벽한 안보리 결의가 이행되지 않는 한 대북제재 효과는 거두기 어렵고, 따라서 대북제재의 효력에 대해 논쟁할 상황도 아니라는 견해를 펼쳤다.

이와 함께 그는 북한의 핵개발 중단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제사회가 지금까지 취해온 대북제재 방식으로는 한반도에 평화도 통일도 요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버라드 대사는 “북한은 절대로 정권의 핵심적인 핵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한국정부의 대북정책 중 햇볕정책도 있었고, 이 정책을 여전히 지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떤 사람은 햇볕정책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문제였다라는 말도 하지만 난 동의하지 않는다”고 거듭 단언했다.

   
▲ 존 에버라드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14일 통일부 주최 '한반도국제포럼 2016'에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북한 입장에서 핵 프로그램이 너무나 중요한 정책이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미디어펜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은 그저 돈을 받고자 한 것이다. 북한은 평화로운 통일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버라드 대사는 북한정권에 대해 “당초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의지도 없을 뿐더러 평화통일을 추구할 생각도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래서 북한 지도부에 인센티브를 지불하고 핵을 포기시키기는 너무 어려운 것”이라면서 “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에버라드 대사는 “미국은 북한을 향해 비핵화와 평화협정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한 바 있다”면서 “그런데 북한이 이런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1월6일 4차 핵실험 단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금 북한의 문제는 핵동결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절대 현재 핵무기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면 평화협정은 어떻게 되겠나. 평화협정을 한다고 해도 북한은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을 이다. 지금 북한은 핵무기 미 본토에 보낼 수 있는 능력이거나 바로 직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에버라드 대사는 “지난 9월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했는데도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결의도 내지 못했다”며 현실 문제를 지적하는 그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군사제재를 말한다. 과거보다 이를 반대하는 주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인 ‘전략적 인내’는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은 미국이 북한보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가정 하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지만 이런 가정은 더 이상 없다. 북한은 이미 미국 본토를 타격할 정도의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평화통일 얘기를 많이 하지만 사실 한반도에서 평화를 이루거나 혹은 통일을 이룰 수는 있어도 동시에 평화로운 통일을 이루는 것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 아마 (추후 한국과 미국은) 두 가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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