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 1차 부품 협력사가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한 금액이 10조원에 육박,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 300여 곳은 지난해 현대·기아차 외에도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포드 등과 거래를 통해 9조6,600억원(국내생산 수출 4조2,920억원, 해외현지 생산 5조3,746억원)의 납품 실적(잠정)을 올렸다.
KAICA 관계자는 "이는 지난해 기준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 전체 매출의 약 27%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 1차 부품 협력사의 비(非) 현대·기아차 거래 규모는 지난 2년간 큰 폭으로 확대됐다. 지난 2011년에는 5조3,966억원에서 2012년 8조7,000억원으로 61.2% 상승했고, 이어 지난해에도 79% 급증했다.
KAICA는 "협력업체들의 글로벌 자동차 거래 비중이 증가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공동개발한 부품을 협력사가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협력사의 부품 공급처 다변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 해외생산 거점 구축에 따른 협력사 동반진출도 부품 공급처 다변화의 기회가 됐다.
1차 협력사들은 현재 중국, 인도, 미국, 체코, 슬로바키아, 브라질 등에 약 240여 곳이 진출해 현지 기업들과 거래의 물꼬를 트고 있다.
일례로 도어 모듈, 윈도우 레귤레이터 등을 생산·판매하는 광진상공은 비 현대·기아차 납품액이 지난 2009년 312억원에서 지난해 2,272억원으로 7배 가량 늘었다. 또 광진상공, 인팩, 성우하이텍, 센트랄, 에스엘 등은 지난해 미국 빅3 업체 중 하나인 GM이 선정한 '올해의 우수협력업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KAICA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이 완성차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상생협력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 구축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친환경 미래차 개발을 둘러싼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 속에서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업계의 더욱 긴밀한 협력 관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태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