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엄정 수사 지시를 내린 부산 해운대 LCT(엘시티) 개발사업 비리는 엘시티 시행사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구속)이 주도해 570억원대를 횡령한 사건으로 시작됐다.

이 회장은 횡령한 자금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여야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뇌물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받고 이미 구속됐다. 

즉 정관계 로비라는 초대형 게이트가 모습을 드러내기 직전으로 이 회장의 비자금은 무려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대 개발사업 과정에서 당초 사업자 공모 선정 과정부터 허가 과정까지 속전속결로 진행된데다 중간에 개발계획이 주거용으로 용도 변경돼 국내 유일 초고층 복합주거공간 건설로 확정됐지만 환경영향평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만큼 이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쓰였을 것이 분명하고 실제로 그 돈이 대권주자를 포함한 여야 정치인들에게 뿌려졌다는 소문이 확산되면서 여의도가 술렁거리고 있다. 

부산지역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이 이번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통 큰 로비를 벌여왔다는 게 정설이 돼있다고 한다. 

따라서 부산지역 정관계 인사들은 물론 이들을 포함해 차기 대권주자를 포함한 정치인으로 로비 대상자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 국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더샵'이 대규모 계약해지 사태를 빚고 있다. 사진은 해운대 엘시티 더샵 조감도.


아직까지 설이지만 부산 출신 여야 대권주자의 주변 인사를 비롯해 친박계 부산 인사, 또 최근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로 거론되는 인사들까지 포함한 연루자의 명단이 돌기 시작했다. 당초 검찰이 이들 인사들이 연루된 상황을 포착하고 본격 수사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엘시티 개발계획이 초기 온천센터 및 복합관광리조트에서 지난 2009년부터 조금씩 용도 변경돼 큰 수익이 나는 아파트 882가구와 고급형 레지던스 561실 등이 허가난 만큼 그 과정마다 로비가 이뤄졌을 것은 미뤄 짐작이 가능하다.

더구나 이 회장은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은 지난 7월부터 평소 가깝게 지내온 여권 실세 A씨를 통해 수사를 무마할 수 있는지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수사 무마를 위해 본격적인 정관계 로비가 시도됐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민간사업자 공모 선정에서부터 허가 과정에 이르기까지 마치 속전속결로 진행됐다는 전언도 있다. 또 해운대 백사장 해변길과 5m 거리를 두고 건설되는 국내 유일의 초고층 북합주거공간인데도 환경영향평가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새누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인허가 과정을 포함해 현역 여야 정치인들의 연루 가능성이 적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중앙지검 특수부(부장 임관혁)가 자금의 횡령 수법 및 경위와 사용처에 대해 대부분의 윤곽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박 대통령이 직접 법무부장관에게 이 사건에 대한 엄단을 지시한 배경도 주목된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법무부장관에게 부산 엘시티 비리사건에 대해 가능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연루자를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정 대변인은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오늘 이 사건을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말하며 대통령 측근 인사가 개입됐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면서 “박 위원장이 이번 사건을 대통령과 연관된 비리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일단 이날 청와대 발표는 최순실 국정논단 사태를 크게 부풀려 민심을 선동해온 야당이 ‘엘시티 게이트’마저 박 대통령과 연관 지으려는 시도에 대한 강경한 차단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하야 정국’을 맞은 박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에게 엄정 수사와 연루자 처벌을 지시한 것에서 또 다른 메가톤급 대형 게이트의 예고로 볼 수 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엄정 수사 지시 사실을 발표하자마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박근혜 정부 때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출신인 조응천 더민주 의원은 “비상계엄을 위한 꼼수”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내놨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누가 누구를 엄단한다고 하는가”라며 “마치 정상적으로 국정을 수행하는 대통령처럼 법무부장관에게 지시를 내린 것은 가당치 않다”고 했고, 조 의원은 “물타기 시도이자 비상계엄을 위한 꼼수이다. 엘시티 비리에 여야 막론해 어느 정도 급이 되는 인물이 엮였단 검찰 보고를 받고 물타기에 들어간 걸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의원은 “내치에까지 관여하는 모양새에 격분한 시민들이 과격 폭력시위에 나서면 이를 빌미로 비상계엄을 발동해 판을 엎는 꼼수일 수 있다. (대통령은) 이번 토요일 촛불(집회)에서 사고가 나길 바라고 있을 것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순실과 이영복의 월 1000만원의 계는 이미 보도됐다. 제2의 최순실게이트 가능성을 거론한 바 청와대가 발끈했다”며 공세에 가세했다. 
[미디어펜=김소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