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성실한 檢수사도 촉구…이정현 "잘 생각해보겠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 공동대표단 일원들과 전날(17일) 만찬 회동을 갖고, 이정현 대표가 당 수습안으로 제시한 내년 1월21일 전당대회 개최를 거부하고 당 지도부의 즉각 사퇴와 비상대책위 구성을 촉구한다는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달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날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김무성 전 대표와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을 초청해 회동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정 원내대표가 회동 직후 이같은 의견을 전하자 "알았다. 잘 생각해보겠다"는 원론적 답변을 한 것으로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정 원내대표는 "(대권주자들은) 이 대표가 어려운 시기에 애를 많이 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당을 위해서 결단을 해줘야 한다"며 "전대 계획은 거두고 모든 정당이 위기 상황에서 채택하고 작동했던 비상대책기구를 작동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1·21 전대'에서 차기 대표를 선출키로 하고 내달 20일 전후로 사퇴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이를 거부하고 현 지도부의 즉각적인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정 원내대표 자신도 1·21 전대에 대해 "국민들이 볼때는 니들이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 듯이 당권투쟁만 또 하냐며 쳐다도 안볼 것"이라며 "과도기에서 우리의 혁신 그림을 보여줘야 한다"고 같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훈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조속한 시일 내에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고 전대 얘기는 철회해주는 것이 맞다"며 비대위 구성 방안에 대해선 "비대위를 해야하는지 여부 조차 회의적인 분들이 당내에 분명히 계시는데 오히려 초점을 흐리게 하고 오해도 있을 수 있다"며 조속한 구성에만 초점을 맞추자는 견해를 밝혔다.

또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선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는 입장을 한목소리로 냈으며, 또 '최순실 파문'으로 박 대통령의 국정 동력을 상실한 현재가 개헌의 적기라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 원내대표는 내각제 개헌을, 오 전 시장은 4년 대통령 중임제를 대안으로 냈다. 박 대통령의 탈당 및 검찰 조사에 관해선 "탈당 문제는 언급이 없었다"며 "검찰 수사에 좀 성실하게 임해야 할 것 같다는 얘기는 있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한편 정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최근 '중대 결심'을 언급하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남경필 지사에게 "당신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왔느냐. 그런 소리 하지 말라"고 했고, 이에 남 지사는 "당을 걱정해서 위기 의식을 갖고 그런 얘기를 한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동에는 이들 4명 외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초청받았으나 참석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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