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신당창당·대권의지 재차 천명…비박계 만나 탈당 독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탈당을 예고했던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각각 "대통령과 그 일파를 단죄해야 한다", "대통령은 국민의 마음에서 지워진 지 오래"라고 박근혜 대통령·친박계와 대립각을 한껏 세우며 탈당을 공식화했다.

합동 기자회견에서 먼저 발언한 김용태 의원은 "헌법의 최종수호자인 대통령이 민주주의 공적 기구를 사유화하고 자유시장경제를 파괴했다"며 "공직자들의 영혼과 자존심을 짓밟고 이들을 범법행위로 내몰았다. 기업 돈을 갈취하고 사기업을 강탈하는 데 공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은 헌법을 유린하고 법치를 훼손했지만 대한민국은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의거해 대통령과 그 일파를 단죄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회 제1당이자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국민이 부여한 책임을 질 의지와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저와 남경필 지사는 지금 당을 나가 진정한 보수의 중심을 다시 세우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세상 특권과 반칙, 기득권과 차별이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고 했다.

또한 "지난주 수능을 본 제 아들이 광화문 촛불집회에 가서 제게 '전인권 아저씨의 행진을 들으며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며 "이제 국민에게 향하는 충(忠)으로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행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친박계와 대립각을 한껏 세우며 탈당을 공식화했다./사진=미디어펜


뒤이어 남 지사도 박 대통령을 겨냥 "헌법의 가치를 파괴하고 실정법을 위반해 가며 사익을 탐하는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최고의 권위를 위임받을 자격이 없다"며 "국민은 대통령에게 위임한 권한을 되찾아올 수밖에 없다"고 퇴진을 요구했다.

그는 새누리당에도 "정당 지도자들이 특정 권력에 맹종하며 불의와 불법에 눈감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게 되면 이는 사이비 종교집단과 다를 게 없다"고 맹비난했다.

남 지사는 거듭 박 대통령에겐 "국민의 마음에서 지워진지 오래고 민주주의를 지켜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다"고, 새누리당엔 "정당다움을 잃어버렸다. 자유와 나눔, 배려의 가치 그리고 미래 비전을 담아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거스를 수 없는 역사와 국민의 명령에 따라 선언한다. 저는 오늘 생명이 다한 새누리당을 역사의 뒷자락으로 밀어내고자 한다"며 "그 자리에 정당다운 정당,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갈 것이며 새로운 시대를 열고 국가다운 국가를 만들어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건설하겠다"고 신당 창당을 시사하면서 대권 의지도 내비쳤다.

   
▲ 새누리당 김용태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2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진 뒤 당대표실 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5명의 원외당협위원장, 비박계 주도의 비상시국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회동했다./사진=미디어펜


이들은 회견을 마친 직후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계기로 이정현 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원외 당협위원장 5명을 찾아 "우리가 먼저 당을 떠나는 것으로 단식을 그만둬달라"면서 탈당에 동참해 달라는 의사를 타진했다.

김 의원과 남 지사는 또 이 자리에서 비박계 비상시국위원회 활동을 함께했던 김성태·이학재·장제원·김학용·김세연·김재경·정양석·황영철 의원 등과도 만나 "우리가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도록 헌법기관으로서 판단하고 결정해달라"고 탈당 동참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