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친박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12월21일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하고 23일 즉각 사퇴키로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나 이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는 해프닝이 있었다.

비박계 좌장 김무성 전 대표가 앞서 이날 오전 대선 불출마 선언과 함께 이 대표 사퇴를 거듭 촉구한 데 이어 이 대표도 기자회견을 예정한 가운데 '이 대표가 즉각 사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타전됐다.

공교롭게도 이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던 원외 당협위원장 5명이 같은날 돌연 단식을 철회하면서 이같은 보도가 출입기자들 사이에선 기정사실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오전 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왜 그런 거짓말을 하는가. 제가 사퇴에 대해선 12월21일이라고 분명히 못을 박았고 그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일축했다.

   
▲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사진=미디어펜


그는 김 전 대표 불출마에 대해 "오랜 인연을 맺은 제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진다"며 "평생 가져온 마음이 결코 변치 않았으리라고 보기 때문에 또 좋은 기회가 있지 않겠나. 개인적으로는 번복하는 시간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김 전 대표가 개헌 추진 의사를 피력한 것을 들어 "그분은 대선에 불출마한다고 치더라도 개헌이 되고 그 개헌이 분권형 대통령제가 된다고 하면 (대통령) 못지 않은 국가를 위한 큰 일을 할 기회가 또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사퇴 요구에 대해선 계속해서 '거부' 입장을 고수, "이 당을 나갈 생각이 없고 개혁·쇄신해서 새 모습으로 심판받을 각오가 돼있다고 한다면 이제 (사퇴를) 반복적으로 주장하기보단, 사퇴 이후 어떻게 쇄신하고 변화시켜갈 것인가 일정과 인적구성, 쇄신방향 로드맵을 진지하게 얘기해야 한다"고 역(逆)주문으로 대응했다.

한편 이 대표는 "우리 당이 계파, 파벌에 너무 지나치게 치우치지 말고 한덩어리가 돼서 다시 시작했으면 좋겠다"며 "저는 이제 거름이다. 썩은 거름"이라면서 "객관적으로 초재선이 좋아하고 존경할 수 있는 사람으로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비대위 구성해서 당이 화합, 단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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