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득·장시호·정유라 추가해 24명 증인채택…내달 6~7일 청문회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이하 국조특위)는 23일 기관보고 및 청문회 일정·증인채택 등을 완료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진행한 2차 전체회의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 증인채택 논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새누리당 쇼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 논란 등으로 파행을 거듭한 끝에 내달 7일 열릴 제2차 청문회 증인 24명을 채택했다.

증인으로는 ▲최씨 일가에서 최순실·순득 자매와 이들의 딸인 정유라·장시호 등 4명 ▲청와대측에서 김기춘 전 비서실장·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우병우 전 민정수석·조원동 전 경제수석·정호성·이재만·안봉근 등 '문고리 3인방' 7명 ▲최씨 측근 중 차은택·고영태씨와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 등이 채택됐다.

대기업에선 이재용(삼성)·정몽구(현대차)·최태원(SK)·구본무(LG)·신동빈(롯데)·김승연(한화)·조양호(한진)·손경식(CJ)·허창수(GS그룹 총수·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승철(전경련 부회장) 등 8대 그룹 수장과 전경련 회장·부회장이 채택됐다. 

이날 회의 초반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은 "기관보고의 경우 이 사태의 핵심이 청와대이기 때문에 당연히 청와대부터 받아야 한다"며 "26일 촛불집회 전에 청와대가 왜 검찰 수사를 회피하는지를 물어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안민석 더민주 의원은 "대통령일지라도 필요하다면 강제구인을 해서라도 증인 채택을 해야 한다"며 "수많은 증인 리스트 중에서 '박근혜'라는 이름이 빠져 있다면 국민들에게 믿음을 줄 수 없다"고 청와대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 증인채택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성태 특위원장은 여야3당 간사와 기관보고 일정 조정 및 청문회 증인 추가 채택 여부 등을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50여분간 정회 후 재개, 기관보고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고 청문회 증인으로 장시호‧최순득‧정유라씨를 추가로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논란거리는 또 있었다. 더민주 박영선 도종환 의원 등 야당은 24명의 국조 증인 명단에 박병원 경총 회장과 국민연금관리공단 관계자 등을 추가로 채택할 것을 요구한 반면 김 위원장을 비롯한 새누리당은 30일 1차 기관보고 이전에 충분히 추가 증인 채택을 할 수 있다고 맞섰다. 

국민연금공단의 경우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로서 합병에 찬성,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최순실씨가 삼성측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연금공단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과 박영선 의원은 의혹 규명을 위해 이 부회장이 출석하는 제1차 청문회(6일)에 연금공단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훈 의원은 "최순실이 나오는 제2차 청문회에선 이 부회장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관련성을 따지기 어렵다"고, 박 의원은 "청문회가 6일부터 시작되는데 1차 청문회에 나올 사람은 오늘 의결하는 것이 맞다"며 "오늘 증인 채택을 안하겠다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소리"라고 각각 지적했다.

박 의원은 "기관보고하는 날 증인을 채택하면 오전 시간이 다 날라가 아무것도 안 된다"며 "실질적으로 잘 할 생각이면 오늘 한다. 못할 이유가 뭐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김성태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 협의할 당시 이 내용이 없었다. 간사 간 협의를 존중해달라"고 했고, 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도 "1, 2차가 안 되면 3, 4차에 하면 된다"며 "간사 합의 사항에 대해 야금야금 중간에 들어오면 우리는 참 비애감을 느낀다"고 맞받았다.

박 의원은 "2차에선 이슈가 이것과 달라 할 수 없다"며 "재벌 회장이 나오는 날 국민연금 관련 증인들이 반드시 같이 나와야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면서 "이거 안된다. 지금 삼성 봐주려고 그러는거 아니냐"고 언성을 높였다.

또한 "새누리는 청와대가 제일 궁금하다면서 왜 정작 뒤로 빼느냐. 말로만 하고 실천 안 하는 것 아니냐. 쇼하는 것 아니냐"고 원색 비난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박 의원이 새누리당 의원들이 쇼하는 것 아니냐고 한 말을 정확하게 들었는데, 개별 의원 지칭도 아니고 위원장까지 (새누리당이) 9명"이라며 "공식적인 사과를 안 하면 새누리 의원들은 회의를 진행할 수가 없다"고 발끈했다. 

같은당 황영철 의원도 "힘든 부분이 논의됐고 그걸 받아들인 것인데 우리더러 쇼했다고 하면 정말 실망"이라고 가세했다.

그러자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실무적 문제를 논하는 과정에서 나온 걸 정치적 표현으로 봐서 사과하라고 하는 것 까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박 의원을 감쌌다.

계속된 새누리당의 사과 요구에도 박 의원이 사과하지 않자 여야 간 고성이 이어졌고 결국 이완영 의원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다시 정회됐다.

이후 김 위원장이 이완영 의원을 설득해 회의장으로 데려왔지만, 박 의원은 "사과는 사과고 증인은 증인"이라고 버텼다.

결국 김 위원장은 증인 및 참고인 출석요구의 건 의결에 이의가 있다는 박 의원과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의 의사진행발언 신청을 받아주지 않은 채 5개 항목을 의결을 통과시킨 뒤 산회를 선포했다.

박 의원은 회의장을 나가면서 "이건 삼성을 봐주기 위해서 완전 짜고 하는 것"이라며 "왜 전체회의에서 받아주지 않느냐.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