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와 교감여부엔 "우리 입장일 뿐…협상주체 정진석 지켜볼것"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비박계 주도의 비상시국위원회는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최순실 사태' 관련 제3차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탄핵 즉각 착수' 입장에서 물러나 조기 퇴진 로드맵' 마련을 위한 여야간 협상을 요구했다.

다만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마냥 탄핵 절차를 늦출 수 없다며 내달 9일 이전을 '협상 시한'으로 내걸었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가결정족수(의원 200명 이상)를 채우기 위한 '캐스팅보트'인 비박계가 야권 주도 탄핵 일정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기존 입장에서 선회하면서, 이들의 협조가 절실한 야당의 반응이 주목된다.

비상시국위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여야는 대통령의 조기 퇴진과 관련한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하길 희망하고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야당이 내달 2일까지 탄핵안의 본회의 처리 강행을 시사한 데 대해선 "합의점을 찾기 위해선 내달 2일까진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적어도 9일 전엔 최대한 합의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고 해서 탄핵 일정이 미뤄지거나 거부돼선 안 된다"며 9일까지 합의가 안 되면 탄핵에 나서겠다는 의견이 모였다고 부연했다.

   
▲ 새누리당 비박계 주도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사진=미디어펜


또한 황 의원은 박 대통령이 담화에서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임기단축 개헌'에 대해 "그에 대한 비상시국위 내부 입장 조율은 없었다"면서도 "여야 협상에는 개헌을 통한 조기 퇴진과 관련한 입장 정리가 있을 수 있고, 또다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고 보는 만큼 합의를 지켜봐야 한다"고 논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다만 '야당과 이야기가 됐느냐'는 물음에 "안 됐다. 우리 입장일 뿐"이라며 대야(對野) 협상 주체에 관해 "현실적으로 야당과의 대화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밝혀뒀다.

그러면서 "우리는 협상을 진중하게 지켜볼 것이고, 국민도 준엄하게 지켜볼 것"이라며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협상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밖에 황 의원은 박 대통령의 담화 내용에 대해 "퇴진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매우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평가했다.

김무성 전 대표,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대표자로 참여하고 있는 비상시국위는 지난 27일엔 "탄핵소추의 중심은 야당이 될 수밖에 없고, 우리는 통과를 담보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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