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사태'로 러시아 증시가 폭락하자 국내 설정된 러시아펀드 및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펀드가 타격을 입었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러시아펀드는 지난 5일 하루동안 10.89%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0.54%)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러시아가 포함된 브릭스(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펀드 역시 1.51%의 손실을 기록해 평균치를 밑돌았다.

크림반도를 둘러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운이 고조되면서 지난 3일 러시아 증시는 전 거래일보다 152.21포인트(12.01%)나 떨어진 1,115.06를 기록했다.

러시아펀드는 최근 1개월(-11.70%), 3개월(-18.09%) 수익률도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연초 대비 수익률 역시 –21.08%를 기록했다.

브릭스펀드도 연초 대비 –6.02%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이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미국펀드(3.44%), 유럽펀드(1.01%)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5'와 '미래에셋러시아업종대표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4'가 5일 기준 전일 대비 –12.10%의 수익률을 기록해 러시아펀드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손실을 보였다.

수익률 부진에 따라 러시아와 브릭스 펀드에서 자금도 빠져나가고 있다. 러시아와 브릭스펀드에서 4~5일 하루 사이 각각 8억2,500만원, 43억600만원이 자금이 순유출됐다. 올해 순유출 규모는 러시아펀드는 457억원, 브릭스펀드는 1,399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진정된다고 해도, 러시아와 브릭스펀드의 수익률 악화 양상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브릭스펀드에서 자금이 빠진 것은 최근 일이 아니다"라며 "양적완화 축소 이후 신흥국에서 유동성이 빠져나가고 있어 신흥국 시장의 약세는 긴 흐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러시아·브릭스펀드의 추락을 가속화시키는 촉매 역할은 했지만 근본적인 펀더멘탈(기초체력) 등의 문제가 더 크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증시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 또는 국가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연결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미국과 러시아 모두 극단적인 선택보다는 원만한 해결책을 도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을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