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규제 철폐, 경쟁촉진해야 통신비와 단말기값 인하된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6일 이통3사 대표를 불러서 호통을 쳤다. 기압을 주기도 했다.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황창규 KT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 대표들은 최장관의 고압적 언사에 고개를 낮춰야 했다.

최장관의 불만은 일리가 있다. 정부의 명령을 무시하고 보조금경쟁을 지속해온 것에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체통이 서지 않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불법보조금 경쟁을 벌인 이통 3사에 대해 7일 최장 45일간의 영업정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통3사는 방통위의 엄벌 내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방통위가 별도로 부과하는 15일의 영업정지까지 포함하면 이통사들은 최대 60일간 일손을 놓아야 한다. 1년 365일중 6분의 1일을 까먹어야 한다. 이통사로선 엄청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는 전국 수십만명의 생업이 걸려있는 이통대리점들도 심각한 위기로 몰아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해놓고선 정작 기존 양질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혹독한 처사다.

최장관의 으름장은 기업현실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관료적 발상에 불과하다. 업체간 경쟁으로 자사의 고객이 마구 빠져나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경영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자칫 배임행위가 될 수 있다.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것을 방치하는 것은 주주와 채권자 등 이해관계자들에 손실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통사마다 고객유지를 위해선 사활을 걸고 마케팅을 펼치지 않을 수 없다. 올 1월엔 유난히 이통사들의 보조금경쟁이 격심했다. 이통3서는 평소보다 마케팅비를 50%나 더 썼기 때문이다. 시장경제체제에선 숙명적인 경쟁이다.

최장관이 이통사들의 보조금경쟁을 포기하라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보조금을 주고 안주고는 기업들의 자율적인 경영판단이다. 이것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는 것은 지나친 규제요, 통제다. 사회주의국가가 아닌 바에야 이렇게까지 기업들의 경영행위를 규제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 최문기 미래부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6일 하성민 SK텔레콤 사장, 황창규 KT회장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등 이통3사 최고경영자를 불러 보조금 경쟁을 중단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최장관은 핏대만 올리지 말고, 요금인가제 등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래야 통신비가 내려가고, 소비자들도 싼값에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다. 이경재 방통위원장도 영업정지를 만능 몽둥이처럼 쓰지 말고, 유효경쟁촉진과 규제철폐를 통해 기업간 자율경쟁을 유도해야 한다. 그래야 소비자들의 이용후생도 높아질 것이다.

정부는 보조금지급이 고객들에게 무차별하게 지급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얼핏 보면 형평성 측면에서 타당한 듯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마케팅의 기본을 무시하는 처사다.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마케팅정책을 펼치는 것은 경영이라고 할 수 없다. 그냥 나눠주기식의 분배정책과 무엇이 다른가? 고객별로, 제품별로, 시기별로 다양한 차등정책을 펼치는 것은 필수적이다.
 

의류업체가 철지난 제품에 대해 40~50%, 심지어 90%대의 땡처리를 하는 것은 재고를 안고 있으면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싸게 팔더라도 재고를 떠는 것이 기업입장에선 유리하다. 영화관도 아침에 일찍 입장하면 조조할인을 해주지 않는가?  조중동신문사들도 부수확장을 위해 신규 독자들에게 자전거와 상품권, 현금등을 줘가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만약 미래부대로라면 이같은 차별적인 마케팅정책은 모두 불법이다. 모든 의류업체가 정가대로 팔아야 한다. 일부 고객에게만 할인판매를 해선 안된다. 조중동도 신규고객 뿐 아니라, 기존독자에게도 똑같이 자전거나 상품권을 줘야 한다. 영화관도 조조할인을 해선 안된다.

이런 무식한 규제정책이 어디 있는가? 미래부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고 있다. 박근혜대통령에게 허위보고, 잘못된 규제정책을 보고하고, 잘못된 규제정책을 펴고 있다. 미래부는 휴대폰 제조사든, 이통사든 단말기 보조금 경쟁을 제한해선 안된다. 미래부는 단말기 유통법이 통과돼야 왜곡된 시장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가동되면 통신비 인하도 가능할 것이라고 홍보중이다. 박대통령도 미래부의 이같은 잘못된 보고를 받고 이통사나 단말기제조사의 보조금경쟁과 마케팅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단말기 보조금이 감소한다고 해서 통신요금이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는 지난 2000년부터 5년간 보조금을 금지했지만, 통신요금은 낮아지지 않은데서 잘 드러난다. 보조금만 줄었을 뿐이다. 반면 통신사들의 이익은 더욱 늘었다. 보조금경쟁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은 줄여주지 못한채, 통신사들의 수익만 증가시킨 것이다.

이통3사사와 삼성전자 LG전자 팬택등 단말기제조사가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주겠다는 데 왜 이를 막는가? 미래부는 동일한 단말기 가격구입자사이에도 보조금 수준에 천차만별의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삼고 있다. 동일한 기종에는 동일한 혜택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가격차별화를 막는다고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한 보조금을 주면 가격차별은 없어질 것이다. 반면 소비자들은 비싼 가격을 똑같이 지불해야 한다. 사실상 미래부가 앞장서서 기업들의 담합을 조장하는 것이다. 정부가 불법행위를 부추기는 셈이다.

최문기 장관이 정말로 통신요금 인하에 목맨다면 그 비책이 있다. 시장주도사업자의 통신요금 인가제를 없애면 된다. 1위 업체인 SK텔레콤의 요금인가규제를 풀면 된다. SK텔레콤이 미래부의 허가를 받아 요금을 책정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이를 추종하게 된다. 이것은 명백히 가격담합이다.
이런 규제를 하지 않으면 된다. 공연히 가격담합을 조장하는 요금인가제라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 미래부관료들은 통신사를 쥐락펴락하는 요금인가제 규제를 내려놓아야 한다. 통신사들 스스로 가격인하를 할 수 있도록 경쟁을 촉진시켜야 한다.

새로운 통신사가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도 긴요하다. 소비자들은 질좋고, 값싼 휴대폰을 쓰기를 희망한다. 통신비 부담도 줄어들기 바란다. 정부 규제로 통신요금이 내리지도 않고, 단말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을 결단코 원치 않는다. 미래부는 누구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는가, 소비자인가, 아니면 통신사인가?  미래창조과학부...부처이름은 첨단이다. 하지만 하는 일은 여전히 구태스럽다. 규제본능을 버리지 못했다. 구태정책규제부에 불과하다.

미래부는 더 이상 박대통령에게 잘못된 정책보고를 하지 말라. 통신요금 인가제 폐지와 진입장벽 완화, 보조금규제철폐 등 시장논리에 맞는 정책을 보고해야 한다. 박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반시장적 규제정책의 패러다임을 유효경쟁과 경쟁촉진으로 바꿔야 한다. 단말기 유통법을 통과시키려는 아집과 오만을 버려야 한다.
방통위 이경재위원장도 7일 이통사에 대해  최장 45일의 영업정지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위원장은 이런 몽둥이 발표에 대해 의기양양하지 말기 바란다. 통신사로 하여금 일년중 6분의 1을 영업하지 말라고 하는 규제사슬은 미친 짓이다. 지킬 수 없는 것에 대해 때만되면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은 좋은 정책이 아니다. 방통위도 규제마인드를 벗어버리고, 소비자주권, 소비자민주주의 시각에서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방통위가 자꾸 영업정지를 때리면 결과적으로 이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대리점들의 휴폐업이 속출할 것이다. 전국 수십만명의 대리점관계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생계를 잃은 우매한 정책을 지속할 것인지 자문해봐야 한다.

방통위가 규제를 강화할수록 중하위권 단말기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뿐이다. 기술력있는 전문업체 팬택은 두 번째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방통위의 규제정책이 전문업체들의 설자리를 더욱 잃게 만들고 있다.
방통위나 미래부나 창조경제에 걸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 구태의연한, 규제위주의 잘못된 정책으로 제조사, 이통사, 소비자 모두를 어렵게하는 우매한 정책을 버려야 한다. [미디어펜=이서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