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역대 최대 규모이고 그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보도했다.
매주 집회가 질서있고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IT강국의 면모답게 스마트폰 등이 활용되면서 남녀노소가 어울리는 축제분위기라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4일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AP통신은 3일(현지시간) 열린 6번째 집회가 역사상 최대 시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민들이 청와대와 100m 떨어진 좁은 골목길까지 진격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필사적으로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다음 주 국회에서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시위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데서 더 나아가 형사 고발과 체포, 투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었다며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실물 크기의 박 대통령 모형이 등장한 사실을 전했다.
그러면서 탄핵 가결 여부와 상관없이 박 대통령이 민주 선거로 당선됐지만 5년의 임기를 마치지 못한 첫 번째 대통령이 되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교도 통신은 이날 시위에 지난주보다 10만 명이 많은 160만 명이 모였다는 주최 측 추산을 전하면서, 32만 명으로 추산한 경찰 집계도 1987년 민주화 시위 이후 최대 규모라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또 연합뉴스를 인용해 시위대가 법원 판결에 따라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행진했다고 전했다.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도 '시위 강도가 높아지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발의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최대 규모의 촛불이 한국의 거리를 뒤덮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 국민이 박 대통령의 3차 담화에 격분(enraged)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서울 광화문 광장 인근에 170만 명이 모인 것은 물론 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62만 명이 시위에 나와 총 232만 명이 참석했다며 이는 지난주 190만 명을 넘어 역대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 청와대 주변을 세 방향에서 둘러싼 '인간 띠' 잇기, 1분간의 소등 행사 등 시위 모습도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중국 경화시보는 한국 야당이 박 대통령이 탄핵안을 9일 표결하려고 추진한다며 향후 1주일이 한국 정국과 박 대통령 본인에게 '명운을 결정하는 1주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태를 줄곧 상세하게 전해온 일본 언론은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 등지에서 열린 촛불집회 인원이 최대 규모라고 전하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발의 이후 정국 향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아사히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부산 등 각 지역에서 개최돼 "젊은층이 정치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고 분위기를 전한 뒤, 대화 없는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 등으로 최대 규모가 모였다고 분석했다.
마이니치신문 역시 최대 규모 집회가 열린 가운데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까지 접근이 가능했다고 전했으며, 니혼게이자이신문도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항의집회가 6주 연속 열렸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집회 소식에 그치지 않고 국회에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제출된 이후 정국 향방에 관심을 나타냈다. 요미우리는 "여당이 제안한 '4월 퇴진'에 대해 사실상 기한이 되는 7일까지 박 대통령이 태도를 표명할 것인지가 탄핵안 행방을 좌우하는 최대 초점이 된다"고 전했다.
NHK 역시 1987년 이후 최대 규모가 모였다며 참가자들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 "탄핵에 찬성하지 않으면 여당도 해산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한 뒤 "박 대통령과 여당이 국민의 이러한 목소리에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가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홈페이지 첫 화면에 게재한 '왜 박근혜 대통령이 사임해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현재의 한국 상황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 "박 대통령이 진심으로 나라를 위한 최선의 것을 원한다면 더는 야단법석을 떨지 말고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국회에 자신의 퇴진 조건을 설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연전술로 의심되고 결국 고통만 연장하고 끝날 것"이라며 "지금 서커스를 끝냄으로써 약간의 품위는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국 정치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지난 2일 기사에서 서울 도심에서 매주 더 커지는 집회가 '김치만큼이나 한국적'이라고 표현하며 '깜짝 놀랄만한 정치적 행동의 표출'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현대 한국 역사의 맥락에서 보면 그렇게 놀라운 일도 아니라며, 식민지에서 군사독재 정권을 거쳐 불완전한 민주주의로 이행해 온 과정에는 평범한 사람들이 중심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터 통신은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던 과거와 달리 주말 집회들은 평화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일종의 대형 공공축제 같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젊은이와 노인들이 한데 어울리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친구들이 어디 있는지를 찾고, 화장실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으며, 노점상들이 LED 양초와 셀카봉, 간식, 온열 팩 등을 팔았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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