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거 찬성표를 던진 새누리당 비박계가 8일 친박계 핵심 또는 강성 인사 8명을 지목해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규정하고 탈당을 요구하는 등 당권투쟁을 본격화했다.

친박계가 비박 리더격인 김무성·유승민 의원을 전면 거부하고 의원 51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모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을 발족시킬 예정인 데 대해선 "수구세력의 사당화(私黨化)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비박 주도 비상시국위원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친박 이정현 대표와 조원진·이장우 최고위원, 서청원·최경환·홍문종·윤상현·김진태 의원 등 8명을 지목해 탈당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이들에 대해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이라고 규정해 비난했다.

   
▲ 새누리당 비박계 주도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이 지난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비상시국위 총회 직후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특히 앞서 지난 2008년 논란 후 괴담의 실체가 드러난 뒤 잠잠해진 광우병 사태를 상기한 듯 '촛불은 바람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김진태 의원을 겨냥해선 "국민의 준엄한 촛불 민심을 우롱한 자"라고 깎아내렸다.

또 친박계 모임 결성에 대해 "혁신과 통합을 가로막는 세력들이 그 가면을 뒤집어쓴 채 당으로부터 당원과 국민들이 떠나게 하고 있다"면서 "사실상 보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 세력이 모여 정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을 부리고 있다"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한편 비박계는 꾸준히 당 해체에 준하는 쇄신과 보수 혁신을 거론해왔지만, 황 의원의 발언을 미루어 보면 이날까지도 뚜렷한 노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촛불 민심'에만 의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반면 친박계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를 맡게 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 영국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거론, '건강한 보수'로서의 혁신 지향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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