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3550개사 대상 투자계획 조사결과 발표
[미디어펜=이원우 기자]국내 주요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0.8% 감소했다는 산업은행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산업은행(회장 이동걸)은 국내 35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비투자계획 조사' 결과 2016년 설비투자는 작년보다 0.8% 감소한 179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한편 내년 설비투자 계획은 179조7000억원으로 올해보다 0.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들의 올해 설비투자가 감소된 이유로는 경제성장과 수출의 둔화, 일부 산업의 설비과잉 등의 영향 등이 꼽혔다. 지난 상반기 조사 당시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 규모로 182조4000억원을 예상했으나 실제로 실행된 투자액은 계획의 98.4%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기업은 2.1%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은 13.6% 축소했고, 제조업에서 1.7% 늘었으나 비제조업에서는 3.0%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악화로 인한 설비투자 축소 추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대기업들은 내년 투자액을 154조6000억원으로 잡아 2.7% 확대했지만 중소기업의 투자계획은 25조1000억원으로 13.2% 줄어들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업종별 투자계획을 보면 제조업이 90조7000억원으로 4.0% 증가를 예상했으나 비제조업은 89조원으로 3.5% 감소 추세가 전망됐다.

제조업 중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 업종이 유망사업을 위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며 자동차와 철강 등은 수요 부진과 설비과잉으로 축소가 예측된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택지 공급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감소 등의 영향을 받는 부동산‧건설업종과 기존 설비가 포화상태에 이른 전기‧가스와 통신서비스 등에서 투자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내년 세계경제가 국내 사정보다는 양호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설비투자가 상대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봤다.

산업은행 나성대 부행장은 "내년에는 수출부진이 다소 완화돼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등의 보호무역기조 강화는 투자확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 부행장은 "특히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할 것으로 조사된 만큼,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신성장산업 육성을 위해 기업특성별‧성장단계별 맞춤형 정책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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