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범죄자'·친박 '가짜보수' 지칭…"신보수·중도가 국가재건해야"
[미디어펜=한기호 기자]비박계 좌장 김무성 새누리당 전 대표는 13일 자신이 이번 주말 중 탈당해 신당을 창당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탈당을 고심 중이긴 하지만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직접 동참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파 모임인 비상시국위원회 대표단-실무자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오늘 신당 창당 관련 기사가 나왔는데, 그건 제게 전화 한 통 없이 낸 일방적인 기사"라며 "맞는 내용도 있고 전혀 아닌 것도 있다"고 밝혔다.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탈당해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당이란 게 동지들과 같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동지들과 같이 고민하고 있고, 좀 더 진정하게 생각하고 여론수렴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탈당을 결행하더라도 세(勢)규합이 우선 더 필요하다는 언급으로 해석된다. 탈당 동참 의원이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명에 못 미치더라도 선제탈당을 할 것이냐는 물음엔 "지금 신당 관련 얘기는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손학규 전 의원 등 중도 성향 인사들과의 연대 가능성에도 "아직 동지들과 최종 합의를 못 봤기 때문에 그 부분은 다음에 (밝히겠다)"고 했다.

   
▲ 새누리당 비박계 회의체 비상시국위원회를 주도하는 김무성 전 대표(오른족)와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왼쪽)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표자-실무자 연석회의 직후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유승민 전 원내대표에게 탈당 동참을 직접 제의했느냐는 질문엔 "제가 개인적으로 이런 문제를 얘기한 적은 없고, 우리들(비상시국위)이 모인 자리에서 (누군가를 특정하지 않고) 공공연히 얘기한 적은 있다"며 "그랬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 전 원내대표도 비상시국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대표에게서 신당 창당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선을 그은 뒤 "나는 당 안에서 끝까지 투쟁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 카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해당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을 "범죄자"로 단정하고, 친박계를 박 대통령의 "정치적 노예"라고 지칭하며 원색 비난으로 일관했다.

당초 자신이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에서 친박 핵심 또는 강성파 8인을 지목해 "최순실의 남자들"이라며 선제공격을 가한 입장임에도, 전날 친박 지도부에서 자신과 유 전 원내대표의 과거 철저한 '친박 행보'를 들어 맹비판한 데 대해 "저질 막말발언들"이라고 치부했다.

그는 "왜 범죄자인 대통령을 끝까지 보호하지 않느냐는 항변"이라며 "그들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정치적 노예들이다. 일체의 건전한 비판도 배신이란 딱지를 붙여서 금기시하는 노예근성이 결과적으로 박 대통령도 우리 새누리당도 죽였다"고 비난했다.

또한 "박 대통령은 그야말로 새누리당을 자기 사당(私黨)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죄의식이 없고 책임지지 않으려는 이들에게 뼈를 깎는 개혁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거듭 비난했다.

김 전 대표는 친박계를 거듭 "가짜 보수"라며 "이들을 몰아내고 진정한 건전보수들이 당을 재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新)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무책임한 좌파의 집권을 막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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