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본서 대통령 보고·의전 준비도 필요…NSC 군대식 소집 어려워"
"대통령과 6~7차례 통화…오후 2시57분 보고후 안보업무 전념"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장수 주중대사는 14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3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을 지시한 뒤 2시간여 지나서 이행한 데 대해 "머리손질 때문에 17시15분 중대본을 가셨다고 생각하기가 싫다.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장수 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일명 '최순실 국조특위' 제4차 청문회에 전직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증인으로 출석,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국가 안보의 백척간두의 위기가 대통령 머리손질때문에 좌지우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통령에 쓴소리를 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변했다.

김 대사는 "(박 대통령이) 중대본을 가신 것은 제가 오후 2시50분 190명을 추가로 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통계 오류가 있었다, 더블카운트가 있었다고 대통령께 직접 '잘못됐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며 "그 때문에 대통령이 제게 질책하는 전화가 2시57분에 다시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인원 혼선에 대한 질책이 와서, '모든 상황은 중대본과 해경청이 발표 중이니 대통령께서 중대본을 직접 방문하시는게 좋겠다'고 말씀드린 기억이 있다"고 회상했다.

하태경 의원은 "그래서 대통령이 3시 중대본 방문을 지시했고 도착한 게 5시15분"이라며 "이해가 안 가는 건 중대본은 광화문 정부청사에 있어 청와대에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인데 왜 2시간 15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사는 자주 가는 곳으로 경호 준비도 오래 걸릴 필요가 없지 않나. 10~20분, 많이 잡아야 30분"이라며 "3시30분이면 대통령이 도착했어야 한다"며 "청와대 말대로 20분 머리손질을 했어도 늦어도 (3시) 50분, 적어도 4시까진 도착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김 대사는 "경호나 의전, 교통통제 메카니즘은 제가 잘 모른다. 가급적 빨리 가시는 게 좋았겠지만…"이라고 답했다.

하 의원은 박 대통령이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시 라오스 현지에서 1시간여만에, 1월 4차 핵실험 때 국내에서 3시간여만에 각각 대책회의를 소집한 사실을 거론하며 세월호 참사 대응과 비교했다.

김 대사는 "중대본에서 대통령 쪽에 보고할 수 있는 여건이 돼있었는지도 중요하다. 보고 준비와 의전 모시는 절차도 쉽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NSC 회의는 통상적으로 외교, 통일, 안보 국정원장, 군 조직실장 등 관련 인원을 소집해야 하는데 그게 군대에서처럼 '몇시까지 와서 하라'는 식으로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하 의원은 5차 핵실험 당시 국내에서 황교안 국무총리가 오전 10시30분 북측 발표 후 30분만에 NSC 회의를 소집한 사실을 지적했고, 김 대사는 "아마 핵실험 관련 대통령께서 사전 워닝(Warning)을 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대사는 참사 당일 박 대통령과 발신과 수신을 포함해 6~7차례 유선전화로 보고했으며, 오후 2시57분 보고 이후 안보실장으로서의 업무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안보라는 건 외부의 적으로부터 침략 등 안보사항을 책임지는 것"이라며 "오후 2시(57분)부터 중대본과 해경, 청와대 비서실과 정무수석실이 구조 보고 등 조치를 했지 그 후 안보실장은 오로지 안보에만 전념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조치나, 일각에서 '미용시술' 논란을 계속 제기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의료 등 건강사항은 안보실 소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김 대사는 참사 직후 해군에서 통영함을 파견해 구조작업을 실시키로 한 결정이 철회된 데 대해 "해군에서 직접 판단했을 것"이라고 추정하며 "추측컨대, 통영함은 최초 전력화되기 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발표됐었다. 그 문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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