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분 농성끝 이정현 대면했으나…이장우 "윤리위 비대위원장이 논의"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중앙당·시도당 사무처 당직자들이 15일 국회에서 오전 9시 열릴 예정인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회의실을 점거, 피켓시위를 벌였다. 70명에 가까운 당직자들이 회의장 안팎에서 당 윤리위 일괄사퇴 사건과 관련 지도부 사퇴 촉구 입장을 표명했다.

회의장에 들어선 당직자 30여명은 '지도부 즉각사퇴'와 '윤리위 원상복구'라고 적힌 피켓을 각각 들고 같은 내용의 선창-후창을 반복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가 30분 넘게 회의장에 입장하지 않으면서 "회의도 못 열면 사퇴하라"는 등 이들의 불만은 고조됐다.

이번 농성은 최근 최고위가 기존 7명이었던 당 윤리위원회에 친박 인사 8명을 일방적으로 충원해 이진곤 윤리위원장을 비롯한 기존 위원의 전원 사퇴를 야기한 데 대해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다. 앞서 이 위원장 등 7명은 친박 지도부가 노골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징계수위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정략적 목적에 따른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직을 내려놨다.

   
▲ 새누리당 중앙당·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30여명이 15일 국회에서 오전 9시 열릴 예정인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회의실을 점거, 피켓시위를 벌였다./사진=미디어펜

   
▲ 새누리당 중앙당·시도당 사무처 당직자 30여명이 15일 국회에서 오전 9시 열릴 예정인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회의실을 점거, 피켓시위를 벌였다./사진=미디어펜


당직자들은 전날 비상총회를 가진 뒤 입장문을 내 "보수정당의 핵심은 책임정치"라며 "당의 도덕적 근간을 훼손한 데 대해 강력 성토하며 지도부 전원에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첫째, 윤리위 추가 인선을 즉각 취소하고 윤리위를 원상복구하라"고 주문했으며, "둘째, 당대표와 최고위원 전원은 당헌당규 정신을 정면 위배하고 당의 분열과 혼란을 초래한 책임을 지고 즉각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당직자들이 이날 당 지도부와 대면을 요청하며 오전 9시32분쯤까지 점거 농성을 벌인 끝에 이정현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당직자들의 입장문 낭독을 담담하게 들은뒤 일부 대표자의 의견을 청취했다.

   
▲ 오영철 새누리당 사무처 노조위원장(가운데)이 15일 오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농성을 벌이는 당직자들을 찾은 이정현 대표(왼쪽)에게 "윤리위 사건은 우리 당과 도덕성과 책임정신을 무너뜨린다"며 "당직자들도 견디기 어려운 입장이다. 대표께서 충정을 받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오영철 당 사무처 노조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저희가 너무 사랑하는 선배이시고, 저희가 후배라서 마음이 아프긴 하지만 윤리위 사건은 우리 당과 도덕성과 책임정신을 무너뜨린다"며 "당직자들도 견디기 어려운 입장이다. 대표께서 충정을 받들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당직자들이 평소 이름없이 애쓰고 있는데 크게 사기진작을 하지 못할 망정 불편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여러분의 충정과 주시는 말씀의 의미, 요구에 대해선 정말 가슴 깊이 무겁게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최고위 회의에서 조금만 논의를 좀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기실에서 비공개 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에 나타난 이장우 최고위원은 윤리위 문제 해결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윤리위는 다음 비대위원장이 선임되면 그분에게 논의할수있도록 하기로했다"고 이 대표와 엇갈린 답변을 내놨다.

지도부 즉각사퇴 요구의 경우 조원진 최고위원이 "이 대표와 함께 21일 사퇴하는 게 원칙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일괄사퇴는 수용했으나, 즉각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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