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금융당국이 민영화 국면을 맞은 우리은행에 대한 경영 자율성 보장을 약속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은행 과점주주 5개사의 대표이사(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우리은행의 민영화 성공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경영 간섭을 우려하는 시각이 여전하다"고 전제한 뒤 "우리은행의 자율 경영에 대한 정부 약속은 반드시 지켜질 것"이라고 밝혔다.

   
▲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은행 과점주주 5곳의 대표자들을 만나 은행 경영의 자율성 보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전달하고 과점 주주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왼쪽부터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임종룡 금융위원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송인준 IMM PE 대표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이날 금융위는 우리은행 지분을 21.4% 보유하고 있는 예금보험공사(예보)도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과정에서 제외시킨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이로써 통상 우리은행 임추위 구성원에는 예보가 보내는 비상임이사가 포함됐던 관행이 깨지게 됐다. 예보는 우리은행에 비상임이사를 계속해서 보내지만 공적자금 관리 차원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역할만 하기로 합의했다.

임 위원장은 "은행장 선임은 우리은행의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재배구조 형성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라며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임추위를 구성하고, 은행장 후보를 선정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우리은행과 예보가 맺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은 오는 16일 해제된다. 

예보가 보유한 잔여 지분은 과점주주의 기대이익을 고려해 매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됐다. 예보의 잔여 지분은 콜옵션 행사분 2.97%(행사가격 1만3866원)를 제외하면 18.4%다.

임 위원장은 "콜옵션은 과점주주 중심의 경영이 본격화되는 내년에 주가가 상승하면 행사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며,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과점주주들이) 어느 정도 기업가치 상승 이익을 획득할 수 있는 주가 수준에 도달한 이후 (잔여 지분 매각이) 추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임 위원장은 우리은행 과점주주들에게 새로운 지배구조의 '롤 모델'을 구축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과점주주가 단일주체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에 도달하기 어렵고, 결국은 정부가 나설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고 들었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집단지성과 경험을 공유해 우리은행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자리에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차남규 한화생명 사장, 구한서 동양생명 사장, 송인준 IMM PE 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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