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만 만나 전언 들었을뿐…청문전 증참고인 접촉도 국조방식"
"특정세력 여당죽이기 나섰나, 의원직 걸겠다…중앙 보도 명백한 허위"
[미디어펜=한기호 기자]일명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위원인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중앙일보가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의 언급을 인용, 자신이 지난 15일 4차 청문회 사전에 박헌영 K스포츠재단 전 과장에게 위증을 지시했다고 보도한 데 대해 "명백히 사실무근"이라며 "의원직을 건다"고 강력히 항변했다.

특히 그는 청문회 사전에 박헌영 전 과장이 줄곧 JTBC가 입수 보도한 태블릿PC가 최순실씨 소유이며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사용하는걸 봤다는 등의 언급을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을 통해 전해들은 뒤 박 전 과장을 만나보려 했으나 만남이 아예 성사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앞서 같은 친박계 이만희 의원이 위증교사 의혹에 휘말린 것과 관련 "특정 세력이 여당 죽이기에 나선 것 아니냐"고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이완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힌 뒤 "저는 국정조사에서 박헌영 과장(이하 박씨)이 위증을 하도록 부탁하거나 지시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동춘 전 이사장(이하 정씨)과는 12월4일 처음 만났고, 정씨는 박씨가 '고영태씨가 들고 다니는 걸 봤다. 태블릿PC 충전기를 사오라고 했었다. 고씨 책상 안에 태블릿이 있는 걸 봤다'는 등을 전해듣고 제게 말해줬다"며 "박씨로부터 직접 듣기 위해 정씨가 박씨에게 전화를 해 '같이 보자'고 했으나 박씨는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후 정씨가 다시 전화해 '박씨가 12월8일 JTBC의 태블릿 입수 관련 해명보도를 보고 나서 자신에게 한 말'이라며 다음과 같이 전해줬다"고 말했다.

   
▲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19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정씨의 언급에 따르면 박씨는 더블루K 사무실을 세를 내놓아 출입문이 잠겨있던 가운데 JTBC 기자가 찾아와 건물 관리인이 문을 열어줘서 태블릿을 가져갔다고 해명했다.

또한 고씨가 자신에게 태블릿 충전기를 사달라고 한 적이 있고 고씨의 책상에 든 것을 봤기 때문에 JTBC의 태블릿 입수는 절도에 다름없고, 언론기관의 보도윤리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 의원은 "이런 정씨(가 전한) 말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다음날 아침 정씨를 만나 재확인했더니 전날 제게 말해준 것과 동일하게 진술했다"면서 "사실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이 단순히 전해들은 말을 언론에 공개하는 건 적절치 않으니 박씨와 상의해보라, 박씨가 언론에 직접 해야지 의원이 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취지로 말하고 돌려보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정씨가 전해준 말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박씨가 직접 만나주지 않은 점을 보고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질의 준비조차 하지 않았다"며 "제가 박 과장에게 위증하라고 했다면 12월15일 박 증인에게 왜 똑같은 내용의 질문을 하지 않았겠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박 과장이 (4차 청문회에서) '태블릿은 최순실 것'이라고 증언한 걸 보더라도 (고씨가 사용했단 건) 사실이 아닌 것을 여러분 아실 것"이라며 "국조를 하는 의원들이 국회 기관증인·참고인들과 청문회 전 만나 의혹을 확인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건 여야 의원 구분없이 이뤄지는 국조 방식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제보에 따르면 더민주 P의원이 여의도의 한정식집에서 고영태 증인과 12월 초와 12월12일 두차례 장시간 만난 적도 있었다고 한다"며 청문 증·참고인과 위원 간 사전 접촉은 특별한 사례가 아님을 피력했다.

이 의원은 "이런 걸 두고 위증교사로 몰아가며 사실을 왜곡하고 음해해선 안 될 것이다. 이 엄정한 국조에 특정세력이 여당 죽이기에 나선 건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며 "박씨에게 위증하라고 한 적은 전혀 없었다는 점을 의원직을 걸고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22일이면 누가 거짓이고 누가 진실인지 밝혀질 것"이라며 "위증교사 (허위사실 유포 등) 관련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는 걸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회견 직후 이 의원은 '박씨와 정씨를 동시에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만난 적이 없다. 정씨를 단독으로 (만났다)"고 단언했다.

'정씨와 만난 자리에 다른 새누리당 의원이 찾아온 적이 있느냐'는 질문엔 "(이만희·최교일 의원과) 12월9일 있었다. 아까 말한 (8일) JTBC 보도를 보고 박씨가 얘기한걸 정씨가 전해준 내용을 듣고, 별로 우리가 (질의)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박영선 의원이 고씨와 이달 초와 12일 두번에 걸쳐 접촉했다는 언급에 관해선 "제보를 들었다"며 "여러 군데"라고 확인했다.
[미디어펜=한기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