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한기호 기자]새누리당 비박계가 20일 계파 리더격인 유승민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라는 요구가 즉각 수용되지 않자 탈당 수순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비박계 모임 대변인 역할을 해온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의 마지막 요구였던 유승민 비대위원장 제안도 오늘 의원총회 논의 결과를 봤을 때 거부된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비박계 오찬 회동 결과를 전했다.

황 의원은 "더 이상 친박계의 불분명한 입장과 시간끌기로 혼란이 계속돼선 안 된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린 탈당을 구체화하기 위한 실행에 적극적으로 돌입하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일 오전 7시30분 의원회관에서 탈당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한 긴급 비주류 의원 모임을 갖기로 했다. 거기에서 의견을 정리하고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견 직후 황 의원은 기자들을 만나 탈당 규모에 관한 질문에 "지금은 명단이 구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몇 명이라 말할 수는 없으나 20명 이상은 분명히 될 것이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이후 일정을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도 탈당에 합류하는지에 대해선 "오늘 (오찬) 자리에 함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회의 결과에 유 의원의 입장은 포함되지 않았다"며 "내일 아침 유 의원의 의견을 들어봐야겠다"고 확답하지 못했다. 오찬 회동 결론도 전했으나 유 의원은 답신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황 의원은 '유 의원이 포함되지 않아도 20명 이상 탈당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엔 "유 의원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어떤 사항이든 20명이 넘는 의원이 탈당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날 오찬 회동엔 14명 안팎의 의원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